44개 프로그램 운영… 김봉진·랜디주커버그 강연 흥행한 반면 투자·상담·전시 부스는 한산

IT와 미디어 산업이 스타트업페스티벌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이번 스타트업페스티벌에도 IT창업자와 글로벌 미디어 운영사에 젊은 관객들의 관심이 쏠렸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스타트업페스티벌 2018이 열렸다. 스타트업페스티벌은 중소벤처기업부와 부산시가 주최하고 창업진흥원이 주관한 행사다. 2001년 이후 18년 만에 최초로 수도권을 벗어나 부산에서 개최됐다. 부산은 창업지원기관 56개와 액셀러레이터 13개가 밀집한 도시다.

 

특히 이번 행사를 두고 중기부와 창업진흥원은 강연 및 포럼, 네트워킹, 전시체험, 교육 및 상담, IR, 문화공연 등 프로그램만 44개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첫날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부스를 설치하지 못했지만 9일 금요일에는 해운대 구남로 근처에는 다양한 스타트업 부스가 설치됐다, IT배달 스타트업 바로고의 배달대행 기사들은 구남로 일대 및 파라다이스 호텔을 행진하며 행사 개막을 축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8~9일 스타트업페스티벌2018이 열린 해운대 구남로 일대. 가운데 IT배달 스타트업 ‘바로고’의 배달대행 기사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젊은층 관심 김봉진·랜디 주커버그에 몰려일반 전시는 한산

 

국내외 IT창업가에게 젊은층의 관심이 쏠렸다. 첫날인 8일에는 배달의민족을 개발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1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의 강연에, 둘째날인 9일엔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테크미디어 전문가인 랜디 주커버그 대표의 강연이 흥행했다. 랜디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 대표의 누나로, 주커버그 미디어의 대표다.

 

랜디 주커버그 주커버그미디어 대표가 9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스타트업페스티벌에서 강연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이날 주커버그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기반하는 희소성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엔 페이스북을 비롯해 모든 것이 미디어다. 미디어 회사는 희소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콘텐츠가 너무 많아졌다. 사람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커리어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커버그 대표는 유럽에는 1월부터 4월까지만 운영하는 얼음호텔이 있다. 누가 얼음호텔에 묵냐고 말하겠지만 항상 매진이다. 희소성이있기 때문이라며 나를 브랜드화시켜야 한다. 자기가 하는 일만 잘해서는 안된다. 나 스스로의 리더십과 온라인에서의 브랜드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첫날 오전 열린 스타트업성공사례 전파 세션은 관객이 7명에 그쳤다. 재도전 IRMD 설명회도 빈 자리가 보였다. 해운대 구남로 일대가 거리 전시장, 거리 크라우드펀딩 체험존은 비교적 한산했다. 그나마 뷰티, 헬스 분야 스타트업 부스에 사람이 있었다. 평일 낮 시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호텔에서 열린 대형 강연들에 관객이 쏠렸다. 같은 호텔에서 열린 다른 포럼은 관계자가 직접 전단지를 나눠주기도 했다.

 

부산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예비창업자 김민태 씨는 국내나 해외 IT 관련 강연자들을 부산에서 만나기는 힘들다. 오히려 창업에 대한 컨설팅은 부산 지역에서도 받기 쉽지만, 유명 스타트업 창업가나 랜디 주커버그 대표같은 사람의 강연을 들을 기회는 많이 없지 않나며 특히 자신의 창업 이야기를 전해주고 예비창업자들에게 희망을 줘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9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2018스타트업페스티벌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차여경 기자

스타트업 이번 행사로 창업 활력 얻었으면매번 같은 연사 지루

 

한편 중기부는 창업벤처혁신실 사용설명서 포럼과 규제샌드박스 설명회를 진행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회원사들이 함께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다.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을 비롯해 관련 스타트업 정책을 만드는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박성민 집닥 대표는 "집닥의 경우 중기부와 연이 닿아 재도전 성공패키지 대상자로 선발돼 컨설팅을 받으며 인사, 경영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받은 적 있다""앞으로 집닥도 창업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집닥은 인테리어 비교견적 중개서비스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간편화물운송 서비스 '센디'를 운영하는 정재욱 벤디츠 이사는 이번 스타트업 페스티벌이 화물운송 스타트업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으면 좋겠다부산에서 시작한 벤디츠 말고 다양한 부산 스타트업들도 힘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원버스 공유경제 플랫폼 '옐로우버스'를 운영하는 한효승 리버스랩 대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스타트업에 대한 다양한 정책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스타트업이 국가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 관련 부처들의 움직임이 있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다만 획일적인 지원정책보다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대한 심도있는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기부 정책설명회가 항상 같은 내용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업규모가 큰 스타트업 대표들이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아쉬웠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서울에서 참석한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매번 같은 연사가 나와서 동일 내용이 반복되는 것 같아 점점 진부한 느낌이라며 굵직한 스타트업은 참석이 저조해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다.참여자들은 주로 네트워킹을 다지면서 큰 스타트업들의 성공 사례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원했을텐데, 그부분이 많이 미흡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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