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통하지 않고 직접 항공권‧호텔예약 하기 쉬워져…생생한 여행정보 SNS상에 넘쳐

사진=셔터스톡

 

한국인 해외여행 빈도가 세계 1위라는 이야기가 있었죠. 집계방식 등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항만 가 봐도 과장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여러 가지 우울한 현실들을 해외에 가서 잠시나마 잊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죠? 참 웃픈 현실입니다.

 

그런데 해외여행객들이 이렇게 늘어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여행업계는 쇠퇴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작은 여행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잘 아는 대형여행사들 역시 걱정이 크다고 합니다. 특히 얼마 전엔 36년 전통을 자랑하는 항공권 판매업체 탑항공 마저 문을 닫았던 것은 여행업계에선 충격으로 여겨집니다. 여행업계는 왜 호황 속에서 오히려 과거보다 불황을 겪고 있는 것일까요?

 

업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좀 들어보니 크게 2가지로 정리됩니다. 우선 여행객들이 굳이 여행사를 통하지 않아도 비행기표나 호텔을 구하기 쉬워졌다는 겁니다. 과거만 해도 여행사가 아니면 비행기를 타거나 호텔예약 하는 걸 스스로 하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으나 이제 각종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예약이 가능합니다. 특히 항공사들이 직접 홈페이지로 표를 팔고 특가로 내놓는 경우도 많아 여행사를 통할 이유가 점점 없어지고 있죠. 여행사를 통할 때 가격이 획기적으로 저렴하면 모르는데 가격차이도 줄어들었다고 하네요.

 

여행업 쇠퇴의 또 하나 이유는 해외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수월해졌다는 겁니다. 과거 여행은 패키지여행의 비중이 월등하게 많았습니다. 여행사들은 단순히 비행기표와 호텔숙박권만 판매한 것이 아니라 이런 여행상품들을 팔아 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대부분 여행객들은 비행기표와 호텔을 스스로 알아보고 스스로 일정을 짜서 여행을 합니다. 그만큼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구하기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과거 여행객들은 현지 정보를 얻으려면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거나 여행사에 예약을 해서 책자나 지도 등을 받아보고 설명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인터넷, SNS상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정보가 넘쳐납니다. 특히 요즘 사람들은 상업적인 정보보다 솔직한 정보를 원하는데 여행가서 일반 사람들이 올린 SNS 만큼 솔직한 정보도 없죠.

 

결국 종합하면 요즘 사람들은 여행을 많이 가긴 하지만 대부분 자유여행이고 관련 정보나 비행기표, 호텔예약을 직접 해결한다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해외여행이 늘지만 여행업들이 쇠퇴하는 이유입니다.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것은 참 편리한 일이지만 그만큼 정보 등 무형적 가치를 제공하며 살아가는 직종들의 삶은 팍팍해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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