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개발자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존재감 미미했던 ‘갤럭시홈’

삼성전자는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갤럭시홈에 대한 기능을 대략적으로 소개했지만 큰 주제로 다루지는 않았다. / 이미지 = 삼성전자 기조연설 동영상 캡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7~8(현지시각) 열린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 스피커 갤럭시홈의 존재는 당초 예상과 달리 주요 주제로 다뤄지지 못했다. 갤럭시홈이 폴더블 폰과 함께 큰 주제로 다뤄질 것이란 예상과는 달랐다삼성전자를 비롯한 가전 제조사들의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 대한 대응이 서비스 업체에 비해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9최근 열린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에 갤럭시홈이 큰 주제로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간단히 소개하는 정도로 끝났다고 말했다.

 

갤럭시홈은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가전 전략의 허브로 쓰일 제품이다. 가전 제조사들은 그동안 자체 생태계를 만들고 이를 제어할 여러 기능들을 구현해왔다. 리모트 콘트롤 등 가전을 통합해 제어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가 개발돼 왔지만 최근에는 음성명령어, 이를 처리할 인공지능 스피커가 각광을 받고 있다.

 

갤럭시홈은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9 공개 행사에서 처음 존재가 공식화됐다. 삼성전자는 당시 갤럭시홈의 구체적인 모습을 공개하는 시기를 이달 개발자 컨퍼런스로 미루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는 삼성전자의 첫 번째 인공지능 스피커와 사물인터넷 전략까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갤럭시홈을 슬쩍 언급하는 수준에서 지나갔다. 전시장에 갤럭시홈을 전시해 체험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렇게 갤럭시홈이 이렇게까지 낮은 비중으로 다뤄질지는 몰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갤럭시홈이 소홀하게 다뤄진 배경 첫 번째로 삼성전자의 갤럭시홈이 공개하기에는 준비가 아직 미흡한 수준이기 때문이란 추정이다. 이에 따라 갤럭시홈 연내 출시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인공지능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스피커 기술이 상당히 어렵다소개가 구체적이지 않았다면 이는 준비가 덜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초 업계는 갤럭시홈 출시를 연내를 예상하는 분위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내년 출시설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 IT전문매체 씨넷은 연말 성수기 제품 판매가 시작된 시점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홈을 출시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출시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애플이 기술적 난이도로 인공지능스피커 홈팟출시시기를 2017년말에서 2018년 초로 옮긴 바 있다며 삼성전자도 당초 예상 대비 출시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IT업계 관계자도 삼성전자가 내년 갤럭시홈을 출시할텐데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 순위변동도 나타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 제조사들은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미 가전에 음성명령어가 탑재되면서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전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서비스를 판매하는 통신사나 포털과 달리 가전을 파는 가전 제조사들은 인공지능 스피커가 아직은 가전을 파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LG전자도 인공지능 스피커 씽큐 허브를 선보였지만 통신사나 포털업체와 달리 씽큐 허브 마케팅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홈에 마이크를 구글홈 2개 대비 4배나 많은 8개나 탑재하며 음성인식에 신경을 쓰며 경쟁력을 찾아하고 있지만 아직은 소극적이다.

 

장준혁 한양대 교수는 서비스를 팔아야 하는 통신사나 포털업체들과 달리 제조사들은 소극적인 면이 있다당분간은 신제품이 나와도 아마존이나 구글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은 서비스 판매 회사가 장악하고 있어 제조사들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먼저 개화한 미국은 아마존이, 이외 시장은 구글이 강세를 보이며 2강 구도를 굳히는 중이다. 애플도 시리로 음성명령어를 비교적 빠르게 선보였지만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시리의 점유율도 낮아지는 추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아마존이 미국 시장의 70%를 가져가면서 구글이 자국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또 올해 전 세계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은 6225만대, 내년 시장은 올해 대비 53% 성장한 9525만대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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