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ERCG 채권 부도 결론…"자구안이나 채권 회수 과정 등 상황보고 상각 여부 판단"

중국 에너지기업인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회사가 발행한 채권이 디폴트(지급 불능)로 귀결된 가운데 KTB자산운용과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이 관련 ABCP를 자산으로 편입한 펀드에 대해 당장 추가적인 상각은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채권단 자구안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상황을 보고 상각 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채권 디폴트에 따른 펀드의 기준가 하락은 곧바로 발생하진 않을 전망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ERCG의 역외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탈이 발행한 1억5000만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사모사채가 전날 자정을 기점으로 디폴트 처리됐다. 동시에 이를 유동화해 국내에서 유통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도 이날 24시 자동 부도 처리될 운명을 맞게 됐다.

해당 ABCP가 결론적으로 디폴트되면서 이를 자산으로 편입한 국내 공모 펀드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ABCP를 담고 있는 펀드로는 KTB자산운용의 ‘KTB단기채펀드’와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골든브릿지스마트단기채’, ‘골든브릿지으뜸단기’가 있다. KTB자산운용의 펀드에는 당초 200억원어치가 편입돼 있었고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펀드에는 총 60억원어치가 편입돼 있었다.

ABCP 문제가 불거진 올해 5월 말 두 운용사는 자신들의 펀드에 대해 우선적으로 80.03%를 상각 처리했다. 이로 인해 KTB전단채 펀드 수익률은 당시 상각이 발생한 하루만에 3.88% 떨어졌다. 골븐드릿지 전단채펀드도 하루만에 약 5% 손실이 발생했다. 나머지 20%는 최종 만기(11월 8일) 전에 협상 과정을 지켜보고 결정하기 위해 상각하지 않고 남겼었다.

해당 ABCP가 결국 부도로 귀결된 상황에서 KTB자산운용과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은 해당 펀드들의 나머지 20% 자산에 대해선 당장 상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채권단이 중국 CERCG과 자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상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도출된 자구안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남은 자산이 완전히 제로가 될 지 아니면 투자자금을 받을 수 있을 지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 관계자도 “지난번에 상각했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는 추가적인 상각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며 “회수가 될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각은 자구안 등을 보고 나서 결정해도 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채권 디폴트에 따른 펀드의 기준가 하락은 곧바로 발생하진 않을 전망이다. 다만 자구안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 자구안 마련 후 채권 회수가 어느정도 될 지 확실치 않다는 점 등은 해당 펀드 투자의 리스크로 분석된다. 반대로 이미 많은 자산을 상각해 해당 자산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 일부 채권 회수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점 등은 긍정적으로 볼 요인으로 분류된다.

한편 KTB자산운용의 인기 상품이었던 KTB전단채 펀드는 ABCP 디폴트 이슈 전 4000억원 운용 규모에서 8일 기준 931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날 기준 펀드 클래스 중 설정액이 가장 많은 ‘KTB전단채증권투자신탁[채권]종류C’는 올들어 수익률이 -2.32%, 최근 3개월 수익률이 0.37%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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