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창업은 나를 발견하는 과정…고객은 회사 이름에 관심없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가 9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스타트업페스티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차여경 기자


창업의 목표가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창업가들이 자기 인생 전부를 거는 경우를 봤다. 본인 인생뿐만 아니라 가족, 주변 사람들의 인생까지 걸고 고통을 주는 사례도 있다. 그런 창업가들은 사업이 아닌 도박을 하고 있다. 사업과 도박은 구분해야 한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가 9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스타트업페스티벌에서 사업과 도박은 백짓장 한 장 차이라며 사업 성공을 위해 윤리성이나 도덕까지 다 버리는 창업가도 가끔 있다. 돈은 벌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불행한 성공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프라이머는 지난 20091월 설립된 초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다. 지난 9년간 150개가 넘는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프라이머를 이끌고 있는 권 대표는 1997년부터 2000년 사이 회사 5개를 만든 창업가 출신이다. 권 대표가 세운 회사들은 보안인증과 전자상거래 기술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날 권 대표는 창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권 대표는 대주주와 최고경영자(CEO)를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회사는 독립된 인격체라며 “CEO는 회사를 잘 경영해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줘야 하는 책임을 가졌다. 법률적 용어로는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다. 창업은 경험이다. 모든 사람이 성공할 순 없다. 창업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발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창업가는 사장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인간이 되는 여정이다. 회사를 경영하는 것은 여러 사람을 데리고 조직해 공동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라며 많은 평범한 사람을 데리고 혁신을 해야한다. 멘토링을 하면 직원들, 공동창업자에게 속이 시꺼매진 창업가들을 만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창업가는 양보하고 참고 기다리고 속도를 줄여야 한다. 조직을 운영하다보면 자주 빠지는 실수 중 하나가 (사람 혹은 문제를) 개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며 사람을 개조하지말고 성과를 요구해라. 능력있는 창업가라면 직원들의 현재 모습과 능력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도록 동기부여 한다. 직원들 일 못한다고 욕하는 건 자기얼굴이 침뱉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자기중심적 본능을 버리고 이타주의 도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 대표는 말했다. 그는 기술 중심 창업이라 하더라도 연구소에 나와서 창업의 문턱을 넘는 순간 기술과 연구는 보조적인 것이 된다그 연구와 기술이 고객들에게 어떻게 이로울까 생각하는 것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고객들은 회사 이름, 제품, 기능, 창업동기 등 회사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관심없다. 장황하게 제품과 기술을 설명하는 창업가들이 있다소핑몰 고객들을 생각해보자. 그들이 제품의 기술 등을 생각하지 않는다. 쇼핑몰 고객들은 부족한 시간을 채워서 편하게 물건을 구매하려고 한다. 창업가들은 내가 하고싶은 일이 아닌 다른 사람의 문제과 욕구를 찾는 이타적인 도전을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업가는 자율과 자발성을 통해 천재성을 회복해야 한다. 나도 평범함보다 부족한 엔지니어였지만 35살에 창업을 했다. 자발성과 주도성이 극대화될 때 천재성이 나온다또한 창업은 겸손을 배우는 과정이며 돈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드는 자유가 있는 일이다. 사회에 가치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 창업의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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