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도발보다는 우발적 언행일 뿐”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지난 10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인권법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발언’에 대해 북한의 공식 사죄를 받는 등의 행위는 지나치다는 의견을 밝혔다.

태 전 공사는 8일 개인 블로그 ‘태영호의 남북행동포럼’에 이런 내용을 담은 글을 ‘리선권 국수 목구멍 발언, 민족화해 입장에서 바라보자’는 제목으로 게재했다. 이 글에서 태 전 공사는 “북한에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가’라는 말을 듣고 불쾌해하거나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리 위원장이 우리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먹으러 왔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북한도 간부들에게 주민들 앞에서 항상 언어 예절을 잘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리선권도 좋은 의도에서 웃자고 한 말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냉면 발언’에 대한 조치에 대해서 태 전 공사는 “도발 의도가 없는 우발적인 문제들까지 사사건건 공식 사죄나 인사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을 범한 사람을 대중 앞에서 비판하고 처벌하는 북한 노동당식, 중국 공산당 홍위병식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의도적인 도발이 아닌 이상 공식적으로 사죄를 요구하거나 인사조치를 감행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뜻이다. 그는 또 “리선권의 냉면 막말이 논란이 된 것을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다 알 것이다. 리선권 본인도 자극을 받았을 것이며 앞으로 남북회담에서 주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타냈다.

앞서 지난달 29일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기간에 리 위원장이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던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핀잔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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