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대표 “모바일 플랫폼에서 MMORPG의 새로운 가능성과 혁신에 도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8일 서울 역삼동 더 라움에서 신작 발표회 ‘2018 엔씨 디렉터스 컷(DIRECTOR’S CUT)’을 개최하고 모바일 게임 5종을 공개했다.

김택진 대표는 “CEO가 아닌 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CCO(Chief Creative Officer)로서 이 자리에 섰다”며 “엔씨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MMORPG의 새로운 가능성과 혁신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엔씨는 원작 지식재산권(IP)을 모바일로 개발한 ‘M’ 라인업과 모바일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넘버링 타이틀이자 후속작인 ‘2’ 라인업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PC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면서 아쉬웠던 점,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것들을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기회에 완성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그러한 게임의 이름 뒤에 ‘M’을 붙이기 시작했다”며 “아울러 완전히 새롭게 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마주하게 되면서 엔씨소프트는 과감한 도전을 하기로 결심, 그런 게임에 ‘2’를 붙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라인업 강화하는 엔씨, 인기 IP 모바일로 선보인다

엔씨는 이번 신작 발표회를 통해 ▲리니지2M ▲아이온2 ▲블레이드&소울 2 ▲블레이드&소울M ▲블레이드&소울S 등 5종 신작 게임을 선보였다. 5종 모두 MMORPG다.

리니지2M은 엔씨가 20년 동안 리니지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며 쌓은 기술과 경험을 집약했다.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온2는 아이온의 후속작이다. 아이온의 새로운 비전을 모바일에서 구현하고 있다.

블레이드&소울 IP로 개발 중인 3종의 모바일 게임도 공개했다. 김 대표는 “블레이드&소울은 스토리와 전투에서 혁신을 만들어낸 게임”이라며 “블소가 가진 풍부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세계(Universe)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리니지2M은 풀(Full) 3D 그래픽으로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다. 모바일 최대 규모의 심리스(Seamless) 오픈 월드를 구현했다. 현재 개발된 월드의 규모는 1억250만㎡로 국내 모바일 MMORPG 중 가장 크다. 이는 아덴 대륙에 한정된 내용이다.

심리스는 게임의 기반이 되는 맵(Map)을 구역 별로 나누지 않고 거대한 하나의 맵으로 구현한 것을 말한다. 맵을 구역단위로 나눠서 유저가 이동을 할 때마다 로딩(Loading)을 하는 ‘존(Zone)’ 방식의 맵과는 달리, 지역과 지역간의 경계가 없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 할 때 로딩이 거의 없다.

론칭 시점에는 새로운 대륙까지 월드를 확장해 전체 심리스 오픈 월드의 규모를 2배로 확장 시킬 계획이다. 극한의 자유도, 대규모 RvR(Realm vs Realm, 진영 간 대전) 전투가 특징이다. 어떠한 경험의 단절 없이 모든 플레이가 세상의 일부가 되는 리얼리스틱 월드(Realistic World)를 선보일 예정이다. 리니지2M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아이온2는 아이온의 후속작이다. 모바일 MMORPG로 아이온 IP의 새로운 넘버링 타이틀이다. 아이온의 천족과 마족 전쟁으로부터 900년 전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아이온2는 시공을 통해 다른 서버로 넘어가는 월드 시공의 균열, 자유로운 활강 등 입체적인 전투가 특징이다.

블레이드&소울2는 PC온라인 블레이드&소울 이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정식 후속작이다. 과거의 영웅들은 전설이 되고, 그 뒤를 이을 새로운 모험이 블소의 다음 스토리가 된다. PC 블소에서 가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 새롭게 열릴 예정이다. 블소2는 전작인 PC 블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감성과 스타일리시한 액션,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이어간다.

블레이드&소울M은 원작의 감성과 재미 요소를 바탕으로 진화한 스토리, 전투, 그래픽을 선보인다. 블소M은 동일한 세계 안에서 이용자 선택에 따라 각자의 스토리를 가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블소M에서 경공은 이동 수단을 넘어 액션감 넘치는 전투 수단으로 구현된다. 블소 원작을 제작한 ‘팀 블러드러스트(Team Bloodlust’)가 개발 중이다.

블레이드&소울S는 원작인 PC온라인 블소의 3년 전 이야기를 담고 있는 프리퀄(Prequel, 원작 이전의 일들을 다룬 속편)이다. 블소S는 모든 플레이가 오픈 월드에서 함께 소통하고 경쟁하는 MMORPG이다. 블소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블소의 세계가 확장되고 깊어지는 스토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쉽게 느껴진 PC 온라인과 콘솔의 부재

엔씨는 이번 신작 발표회에서 콘솔과 PC 온라인 신작은 공개하지 않았다. 엔씨는 지난해 신작 발표회에서 PC MMORPG ‘프로젝트 TL’을 공개한 바 있다. 프로젝트 TL은 언리얼엔진4로 개발 중인 리니지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회에서는 해당 게임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엔씨는 이번에 출시된 다섯 종 모두 모바일이지만 향후 콘솔, PC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새로운 게임들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엔씨가 지난해 ‘리니지M’으로 전례없는 흥행을 기록한 후 모바일게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한다. 엔씨는 전통적으로 PC 온라인게임 개발에 강점을 갖고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2014년 이후 게임 시장이 모바일위주로 재편되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적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인바 있다. 이후 지난해 6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리니지M이 엄청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엔씨의 실적을 반등시키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엔씨는 리니지M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조7587억원, 영업이익 5850억원을 기록한바 있다.

이러한 높은 매출이 가능했던 이유는 PC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간의 월 결제 한도 차이 때문이다. 월 결제한도는 지난 2003년 온라인게임 이용자의 과다 결제 방지를 명분으로 도입된 제도다. 당초 게임업계가 자율적으로 마련해 시행해왔으나 지난 2007년 설립된 게임물등급위원회(현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등급분류를 위한 서류인 내용정보기술서에 관련 항목을 삽입하고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게임물에 대해서는 등급분류를 거부해 오면서 사실상 정부 규제로 작용해왔다. 반면 모바일게임의 경우 월 결제한도가 없다. 이에 일부 인기게임의 경우, 유저들이 한달에 많게는 수백에서 수천만원을 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대표적인 게임 중 하나가 바로 리니지M이다.

일각에서는 엔씨의 모바일 행보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관련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PC 온라인게임 신작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감이 크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가 발표하는 모바일 신작은 모두 기존 IP를 모바일버전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PC 온라인 신작 발표가 계속 늦춰지는 가운데 모바일마저 신규 IP를 출시하지 않는 모습은 좋게 보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블소 IP로만 3종의 게임을 만드는 대신 신규 IP를 선보였다면 더 좋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발표에서는 그동안 엔씨가 보여줬던 혁신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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