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모두투어 3분기 영업익 곤두박질…中에선 저가 패키지에 치이고 日서는 자연재해 탓에 여행 수요 줄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 /사진=연합뉴스
한중 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본격적으로 화해무드에 들어간 지 1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관광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 역시 별다른 진척이 없는데다, 내국인 출국자 감소와 주요 여행지에서 속출하는 자연재해 탓에 여행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계 1위 하나투어의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2084억원, 5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7%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42.3% 감소했다. 누적 매출 역시 6345억원으로 전년 대비 9.32%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220억으로 지난해보다 13.8%가량 줄었다.

업계 2위 모두투어의 경우에도 상황은 같다. 모두투어 3분기 매출은 82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2% 줄었다.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59%나 급감했다. 누계 실적에서 매출액은 247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3.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34% 줄었다.

참좋은여행의 경우에도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22억원, 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실적에서 각각 43%, 46% 감소한 수치다.

사드 갈등이 해소되는 분위기를 탄 지 1년이 지났음에도 여행업계 사정은 오히려 한한령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보다 악화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31일 한중 정부는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양국의 사드 갈등은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당시 중국의 한한령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좀처럼 받지 못한 국내 관광업계는 내심 기대를 내비쳤다. 지난 3월에는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방한해 사드 보복 중단 의사를 밝힌바도 있다. 실제 중국은 자국민들에 대한 한국 단체 관광 허용 지역을 베이징, 산둥, 우한, 충징, 상하이 등으로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여행업계는 회복세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사 입장에서 패키지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면서 “중국 현지에서 단체관광 재개를 빌미로 저가 덤핑경쟁을 전보다 과도하게 붙이고 있는 상황이라, 여행사가 행사를 진행하기 쉽지 않 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내국인 출국자수도 줄었다. 실제 9월 출국자 수는 전년 대비 0.5%가량 줄었다. 2012년 1월 이후 6년 8개월만에 감소한 것이다. 특히 지난 3분기는 한국인들의 방문 비중이 큰 여러 해외 여행지에 자연 재해가 덮치면서 출국자 수가 줄어들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일본의 경우, 오사카에는 태풍이 홋카이도에는 지진이 발생하며 여행수요가 줄었다. 사이판도 슈퍼 태풍 탓에 공항이 며칠씩 폐쇄되는 등 전반적으로 여행업계 사정이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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