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가 영입 통해 기업보험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최석윤 메리츠화재 기업보험총괄 사장. /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가 최근 투자은행(IB) 전문가를 새로운 사장으로 영입했다. 보험사가 IB 전문가를 영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메리츠화재는 기업보험총괄 사장에 골드만삭스 한국 공동대표를 역임한 최석윤 서울대 경영대학 겸임교수를 선임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기존에는 윤종십 전무가 기업보험을 총괄했으나 이번 선임으로 최 사장이 기업보험 총괄을 담당하게 됐다.

최 사장은 1959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JP모간 입사를 시작으로 대우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 바클레이즈를 거쳤다. 2007년부터 네덜란드계 ABN암로 서울지점 대표로 근무했으며 영국계 RBS가 ABN암로를 인수하면서 RBS서울지점 대표를 역임한 후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김종윤 대표와 골드만삭스 공동 대표를 지낸바 있다. 2016년부터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로 재직해 왔다.

최 사장은 증권 및 파생상품, 구조화상품 분야 전문가로 김용범 부회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 사장은 김 부회장의 서울대 선배이기도 하다.

보험사가 IB 전문가를 영입한 배경은 무엇일까. 현재 정체돼 있는 기업보험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현재 기업보험 시장이 정체된 상황”이라며 “이에 골드만삭스에서 5년간 근무하는 등 금융투자업계에서 뛰어난 역량을 지니고 있는 최 사장을 영입하게됐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는 연초부터 기업보험 부문 강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최 사장 영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장기보험, 일반보험 등 크게 3가지 영역을 다루고 있다. 이 가운데 기업보험은 개인이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으로 생산물배상 책임 보험 등 일반보험에 속해 있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퇴직연금보험 등 일부 장기보험도 기업보험의 일종이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최근 조직개편 등을 통해 개인대상 보험에 관해서는 급성장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손해보험업계 5위권인 메리츠화재는 최근 손보사 핵심지표로 꼽히는 장기보험의 인보험에서 업계 2위의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기준 메리츠화재는 장기손해보험 인보험에서 99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1위인 삼성화재(103억원)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인보험은 암보험, 질병 및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등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보험을 말한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이처럼 개인 대상 보험에서는 급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기업보험의 경우 개인보험에 비하면 그 성장률이 조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경우 관련 계열사도 없고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이 없어 기업보험 시장 자체가 정체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기업보험 체질개선에 나서겠다는 것이 메리츠화재의 전략인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특정분야 전문가만 찾다보면 ‘우물안 개구리’가 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며 “메리츠화재도 이러한 부분을 경계하고자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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