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까지 전체 수주량 224척 중 대형 3사가 208척 수주…“대형 및 중‧소 조선사 생태계 구성 중요”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한국 조선업이 7년 만에 수주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중소 조선사들은 여전히 수주에 목말라있다. 국내 조선업황에 대한 회복 기대는 대형 3사에만 쏠려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견실한 조선업 회복을 위해선 중소 조선사의 부활도 필수라고 조언한다.

 

6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10월 전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인 2305CGT 1026CGT(224)를 수주해 45%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그동안 6년 연속 세계 수주량 순위 1위를 차지했던 중국은 10월까지 총 710CGT(31%)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올해 국내 조선사의 수주 실적 대부분은 대형 3사에 쏠려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3분기까지 129, 삼성중공업이 41, 대우조선해양이 38척을 수주해 대형 3사는 모두 208척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224척을 수주한 것을 고려하면 조선 3사가 대부분의 수주를 주도한 셈이다.

 

반면 STX조선이나 성동조선해양 등 중소 조선사들은 수주 절벽에 내몰려 있다. STX조선의 올해 수주 실적은 6척에 불과하다. 올해 7척의 수주 계약을 진행했으나 선수금환급보증(RG)이 지급되지 않아 계약이 거부됐고, 현재 3척의 계약을 추가로 진행 중이다.

 

STX조선 관계자는 “RG가 미발급으로 진행 중이던 계약 7척이 지난 9월 취소됐다. 현재 3척의 계약을 추가로 진행 중인데 올해 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고, 역시 RG 발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동조선은 법정관리 이후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수주 실적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조선업황 회복은 반가운 일이지만 중소 조선사 침체는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견실한 조선업 성장을 위해선 중소 조선사들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이 때문에 향후 조선업이 되살아났을 때를 대비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대승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지만 조선업은 생태계가 중요하다. 대형 조선사들만 살아남을 경우 중소 조선사들뿐만 아니라 기자재 업체들까지 모두 죽어 전체적인 조선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전문가 역시 위 의견에 동의하며 시장을 더 넓게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학과 교수는 전세계 선박 중 벌크선이 40%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초대형 선박 위주로 수주를 했지만 벌크선이나 탱크선에서는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4차산업혁명과 더불어 기술혁신에 중점을 두는 분위기지만, 벌크선처럼 큰 시장은 계속해서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다. 소 조선사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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