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매업서 5.3만명 감소…“불황에 소비 심리 위축한 탓”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비임금 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 표. / 자료=통계청 제공

국내 비임금근로자의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편이였으나 올해 그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으로 영세한 규모의 창업에도 도전하기 어려운 탓이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비임금 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임금근로자는 686만2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3만6000명(-0.5%)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수는 지난해 소폭 증가했으나 최근 감소하는 추세다. 700만명대를 유지하던 비임금근로자 수는 지난 2015년 600만명대로 내려온 후 올해도 이를 유지했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와 동일 가구 내 가족이 경영하는 사업체나 농장에서 무보수로 일하는 무급가족 종사자를 의미한다.

고용원(직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12만4000명(-3.0%) 줄어 전체 비임금근로자 감소에 기여했다. 직원을 두지 않은 자영업자는 전체 비임금근로자의 58.7%를 차지하는 반면, 전체의 24.1% 수준인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7만1000명(4.5%) 늘었다.

산업별로 보면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서비스업 부문(-8만5000명)에서 가장 큰 폭 감소했다. 특히 도·소매업에서 5만3000명 감소했고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서도 2만1000명 줄었다.

반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직원을 두지 않은 자영업자는 상대적으로 영세하고 경기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경우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사람이 많아 감소 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소매업 종사자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대부분(90.2%)은 현재 사업체를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4.2%의 자영업자는 현재 일을 그만 둘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중 26.4%는 6개월 이내에 사업을 접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사업을 그만둘 계획이 있는 사람은 4명 중 1명 정도이며, 6개월~1년 이내에 그만 둘 계획인 사람은 19.6%인 것으로 기록됐다.

사업을 접으려는 이유는 ‘전망이 없거나 사업 부진(47.1%)’, ‘개인적인 사유(26.6%)’, ‘더 나은 업종으로의 전환을 위해(11.5%)’ 순이었다.

전체 비임금근로자 중 419만9000명은 남자였으며 여자는 266만3000명이었다. 각각 1년 대비 3만5000명(-0.8%), 2000명(-0.1%) 감소했다.

아울러 연령계층별 비율로 보면 60세 이상(207만9000명·30.3%)이 가장 많았고, 50대(207만3000명·30.2%)와 40대(166만1000명·24.2%)가 그 뒤를 이었다. 30~50대 비임금근로자는 지난해 대비 모두 줄어들었지만, 60세 이상에선 같은 기간 10만8000명(5.5%)나 증가했다. 15~29세 역시 2만명 증가했다.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의 70.7%는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어서’를 사업 시작 이유로 꼽았다. 또 15.8%는 ‘임금근로자로 취업이 어려워서’ 였으며, ‘현재 사업을 통한 사회봉사 등 기타’로 답한 비율은 13.5%였다.

자영업자 대부분(87.3%)은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1년이 채 안 되는 준비 기간을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3개월 미만’으로 짧게 걸린 경우는 49.8%였고, ‘3~6개월 미만’인 경우는 24.6%, ‘6개월~1년 미만’인 경우는 12.9%였다.

최초 사업자금 규모는 ‘5000만원 미만’의 소자본인 경우가 70.5%로 가장 많았고, ‘500만원’에도 못 미치는 경우는 32.2%로 집계됐다. ‘500만~2000만원 미만’은 15.2%, ‘2000만~5000만원 미만’이 23.1%, ‘5000만~1억원 미만’이 16.2%, ‘1억~3억원 미만’이 11.9%로 각각 나타났다.

이에 반해 창업 자본은 주로 ‘본인 또는 가족이 마련한 돈(64.0%)’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은행, 보험회사, 상호신용금고 등’을 활용하는 경우는 26.3%였고, ‘별도 자본이 필요없다’고 답한 경우는 22.4%로 조사됐다. ‘친지나 동업자’에게 빌린 경우는 7.3%, 친지나 동업자가 아닌 타인에게 빌린 경우는 5.2%였다.

자영업자들은 사업을 시작할 때 ‘사업금 조달(25.9%)’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사업정보나 경영 노하우’를 습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경우도 24.7%에 달했고, ‘판매선 확보나 홍보(22.1%)’, ‘입지 선정, 기술 개발 및 시설 확보(9.5%)’ 등 순이었다.

사업을 시작하기 직전에 일자리(사업)를 경험한 경우는 81.0%였다. 경험한 일자리 형태로는 임금근로자가 57.4%, 비임금근로자가 23.6%였다. 현재 사업과 다른 업종 사업을 운영했던 경우 직전 사업의 유지 기간은 ‘5년 이상(39.7%)’이었던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40.4%가 ‘수익이 더 나은 업종으로 바꾸기 위해’ 업종을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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