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테크 밋츠 스타트업 콘퍼런스 열려…기술기반 스타트업 경험 노하우 공유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일 서울 역삼동 코엑스에서 열린 ‘테크 밋츠 스타트업(Tech Meets Startup)’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국내 기술 스타트업의 취약한 기반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국내에서 스타트업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기술기반 스타트업의 숫자는 적고 투자 금액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송 CTO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최고의 기술력과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 서울 역삼동 코엑스에서 ‘테크 밋츠 스타트업(Tech Meets Startup)’ 콘퍼런스가 열렸다. ‘테크 밋츠 스타트업’ 콘퍼런스는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투자‧지원 프로젝트인 D2스타트업팩토리(D2SF)가 개최했으며 기술 스타트업들만의 고민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이날 송 CTO는 기술 스타트업의 어려움을 진단하면서 100억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 100군데 중 기술 스타트업은 10%도 안될 정도로 우리나라 기술기반 스타트업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30억원 이상 투자받은 기술 스타트업은 8곳으로 전체의 10%도 안 되고, 투자 규모로는 5%도 안 된다고 분석했다.

또 창업자들이 기술 개발이나 자금 확보 및 기술 투자 대비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기술과 고객 사이에서 고민하는 기술 창업자들이 굉장히 많다”며 “오늘 스피커들이 주로 하고 싶은 얘기도 ‘기술 창업자들이 사업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관통하는 키워드, 기술을 넘어서 고객과 시장을 말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 CTO는 기술 분야에 대한 기업과 투자자들의 인지도가 낮고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이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기술기반 스타트업에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성과를 내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어서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에 유리한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쏠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은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최고의 기술력을 가져야 한다고 송 CTO는 강조했다. 이어 “이 기술력이 전부가 아니라 시장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 기술에 대한 실행력 또한 좋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CTO는 기조연설을 마치며 “기술 스타트업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의 현재가 있게 한 이름 없는 영웅”이라며 “네이버 역시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더욱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에 이어 진행된 본 세션은 기술개발, 제품화, 자금확보 등 5개 주제 구성된 8개 세션이 진행됐다. 본 세션에서는 13개의 기술 스타트업 관계자 및 투자자들이 연사 또는 패널로 참여해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Idea is nothing : 아이디어를 경쟁력 있는 기술로 실현하기까지’ 발표를 맡은 하정훈 LetinAR CTO는 기술을 개발하게 된 계기를 자신의 방 사진을 통해 표현했다. 하 CTO는 아이디어만으로는 기술을 실현되지 못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아이디어를 실현할 기술을 만들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하 CTO는 “아이디어만 있고 기술은 자신이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만약 프로그래머를 구한다면 아이디어를 가진 이도 기초는 알아야 한다. 적어도 시킨 일이 어느 정도 능력과 자원이 필요한지 감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소통이 된다”고 강조했다.

제품화 영역에서 ‘웨어러블 360 카메라 : 세상에 없는 걸 만들어보자’는 발표를 맡은 김용국 LINKFLOW 대표는 “처음부터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지는 않았다. 뼈대에서 살을 붙여나가면서 확신을 만들어 나갔다”며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뒤 투자자보다 자신의 제품이 필요할 대기업을 찾았다. 네이버도 찾았다. 제품을 만들면 누가 필요할지 잘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기술로 낯선 제품을 만들 때에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보다는 혁신성과 보편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성공하기 쉽다고 조언했다. 기존에 사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에서 한 단계 더 확장하면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