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기술 중심으로 시장 접근하면 아전인수식 사업 돼”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가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셈 볼룸에서 열린 '테크 밋츠 스타트업'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기술 스타트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 대표들이 기술 기업 성공을 위해선 실제 시장에 있는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일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셈 볼룸에서 열린 '테크 밋츠 스타트업'에서 기술 스타트업은 다른 스타트업과 다르다. 서비스업 창업의 경우엔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고 기술을 적용시킨다하지만 기술 스타트업은 기술을 중심에 두고 사업에 이용하는 방식으로 창업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그 과정에서 기술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시장에 있는 문제를 찾기보다는 (자신이) 상상한 문제를 찾는 실수를 하게 된다. 기술을 중심으로 사업을 찾다보니 이 문제를 풀면 좋을거야라고 막연하게 접근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효율성 높은 기술이라도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이 잘못된다면 아전인수식 창업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한 플라즈마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예로 들었다. 플라즈마 기술은 고체, 액체, 기체를 사용해 물질을 분해하거나 살균하는 기능을 한다. 그 스타트업은 사업을 3번이나 재정비했는데, 첫 번째는 소시지 염지공정에 발암물질 대신 플라즈마를 활용하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납품 재료비가 일정하지 않은 탓에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플라즈마 기술 스타트업이 두 번째로 뛰어든 사업은 음식물 유통기한을 늘려주는 플라즈마 봉지였다. 쉽게 상하는 음식물을 상하지 않게 해주는 기술이지만, 음식물 맛이 변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이후 스타트업은 의료기기 살균 사업에 도전했고 안정화됐다.

 

이 대표는 플라즈마 기술 스타트업은 그동안 기술 중심으로 시장에 다가갔다. 음식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한 문제에 접근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마지막 의료시장은 단순한 문제 뿐만 아니라 의료시설들이 가진 장비면적, 초기투자비 등 복합적인 시장의 문제를 잡아냈기 때문에 진입할 수 있었다. 문제의 발견은 기술에만 집중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술 스타트업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다섯 단계를 거쳐야 한다. 어떤 분야를 할 것인지 정한 뒤 사용자와 구매자를 분석해야 한다. 이해관계자별로 문제를 찾고 그 이후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기술 중심으로 접근하는 오류를 조심한다면 창업자들도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외에도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양상환 네이버D2 스타트업팩토리 센터장, 김영덕 롯데액셀러레이터 상무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표는 초기 단계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하는 것은 기술이나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다듬는 과정이라며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는 작업만 해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들은 기술의 진짜 가치를 찾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지, 이 기술이 실현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경험과 네트워크를 통해 액셀러레이터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양상환 네이버D2 센터장은 네이버가 시장을 가지고 있다 보니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기술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업이 갖고 있지않는 독특하고 새로운 기술력을 본다반면 절대 투자하지 않은 경우는 기술결정론에 빠진 창업자다. 이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거라 믿는 창업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네이버D2가 투자한 기술 스타트업에게) 네이버를 통해 레퍼런스를 확보하라고 한다처음엔 기술 스타트업들이 시장 진입에 실패한다. 그럴 때 네이버가 도와줄 수 있는 술, 환경 지원 부분들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스타트업들에게 말한다고 덧붙였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셈 볼룸에서 열린 '테크 밋츠 스타트업'에서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대표들이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덕 롯데액셀러레이터 상무,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양상환 네이버D2스타트업팩토리 센터장. / 사진=차여경 기자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