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아시아신탁 인수…NH농협·우리은행 등 인수 관심 높아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구(앞쪽)와 송파구(뒷쪽) 일대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금융지주사들이 부동산신탁에 주목하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로 이자이익 성장세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은 비은행 부문 강화가 절실하다. 이런 와중에 금융위원회가 부동산신탁사를 최대 3개까지 추가 인가할 것이란 방침을 내놨다. 부동산신탁업 수익성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이 눈독 들이기 시작한 이유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 중 부동산신탁업을 하는 곳은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31일 국내 금융지주 중 세 번째로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31일 이사회에서 아시아신탁 대주주 및 기타 주요 주주 보유지분 100%를 전략 인수하기로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신한금융은 우선 지분 60%를 1934억원에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 40%는 2022년 이후 인수하기로 했다.

부동산신탁업은 부동산 소유자가 부동산의 유지관리나 투자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대상 부동산을 수탁자(금융사)에 신탁하고 수탁자는 그 부동산을 임대하거나 분양해 수익을 올려 수익자에게 주는 사업이다.

부동산신탁업은 수익성 좋은 사업으로 유명하다. 올해 상반기 업계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1개 부동산신탁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28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증가했다. 반기 기준 사상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11개 회사 모두 흑자를 냈다. 각 회사별 평균 순이익은 259억원이다.

같은 기간 부동산신탁회사의 수탁고는 191조9000억원이다. 전년말보다 13조4000억원(7.5%)이 증가했다. 주로 담보신탁(8.9%)과 토지신탁(7.3%)이 증가했다. 자본상승에 따라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평균 874%다. 전년말보다 48.0%포인트 올랐다. 적기 시정조치 기준 15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감원은 “최근 부동산신탁회사의 수탁고와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NCR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KB금융지주의 KB부동산신탁 누적 당기순이익도 379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같은 기간(247억원)보다 53.4% 크게 늘었다. 2013년 2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18배 넘게 순익이 확대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경우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데 부동산신탁을 통해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다”며 “은행과 연계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영업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도 이번 아시아신탁 인수와 관련해 “부동산서비스 사업라인을 보강해 향후 그룹사와 연계한 시너지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에 이어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부동산신탁업에 추가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가 내년 신규 부동산신탁을 최대 3곳 인가하겠다고 하면서 농협금융과 우리은행도 부동산신탁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금융은 현재 부동산 신탁사 인가를 위해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는 등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가장 시급한 지주산 전환 이후 지주 계열사 강화를 위해 부동산신탁사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지주사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주사 전환 이후 부동산신탁이나 자산운용사 등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 부동산신탁사 인수는 관심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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