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매매가 1년 새 4배 급등…“대지지분 커 투가자치 높아”

3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 여파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단독주택 가격이 무섭게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길해성 기자

 

9·13부동산 대책 여파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단독주택 가격이 조용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아파트에 비해 대지지분이 커 투자가치가 높고 리모델링을 통해 임대수익까지 얻을 수 있어 은퇴자 등 실수요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단독주택 거래총액은 86516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거래총액인 85439억원보다 1000억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반면 단독주택의 거래건수는 감소했다. 단독주택은 지난해 1~9월까지 총 1938건이 거래됐는데 올해 같은 기간 거래량은 9167건에 그쳤다.

 

지난해 대비 거래건수가 감소했음에도 거래총액이 늘어났다는 것은 단독주택 가격이 올랐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거래된 서울 단독주택의 평균 당 가격은 2017500만원에서 올해 2136만원으로 4배 이상 상승했다.

 

서울의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등했다. 한국감정원 주택 유형별 평균매매가격에 따르면 단독주택 가격은 지난해 11월에서 12월까지 한 달 간 13000여만원이 올랐다. 상승률은 19%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아파트평균 매매가격 상승률(12%)을 웃돌았다.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단독주택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주요 요인은 땅값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서울 지가상승률은 20162.97%에서 지난해 4.32% 올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아파트 상승세가 지가를 끌어올리며 단독주택 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개발 지역의 단독주택들이 인기를 끌었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대지지분이 크기 때문에 재개발이 진행 될 경우 새 아파트를 받는 과정에서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권 팀장은 아파트에 비해 대지지분이 큰 단독주택이 가치 상승에도 유리하다는 점이 수요가 몰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1~9월 단독주택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성북구(830)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석관동과 장위동의 거래량이 각각 121, 248건으로 많았다. 두 지역 모두 이문휘경뉴타운, 장위뉴타운 등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서울 성동구의 재개발 구역에 있는 대지 40(12)짜리 단독주택 경매에는 사상 최대 입찰자인 162명이 몰렸다.

 

또 단독주택을 원룸이나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해 임대수익을 얻는 수익형부동산으로서의 활용이 높다는 점도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수요가 몰리면서 단독주택의 단점으로 꼽히던 환금성도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최근 화두로 떠오른 공시가격 현실화는 단독주택 소유자들에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현재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시세의 50~60% 수준으로 아파트(80%)에 비해 현저히 낮아 조세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공시가격이 현실화되면 가격이 급등한 만큼 보유세 등 세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시가격이 현실화될 경우 주택 소유자들의 세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내년 종합부동산세 인상에 이어 공시가격 현실화까지 이어지면 주택 소유자들이 심리적 위축을 느끼며 단독주택 시장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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