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 있어…타 제조사와의 관계 문제도

사진=샤오미, KT,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중국 제조사 스마트폰이 불모지로 불렸던 국내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주력 제품인 최상급 스마트폰은 국내 이동통신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제품에 대한 국내 사용자들의 인식과 유통을 담당하는 통신사와 타 제조사와의 관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중국 화웨이는 지난 2016년 9월 KT를 통해 ‘P9라이트’를 ‘비와이폰’라는 이름으로 출시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LG유플러스를 통해 ‘P9’과 ‘P9플러스’를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KT를 통해 ‘비와이폰2’를 선보였다. 지난 26일부터는 KT에서 ‘비와이폰3’를 판매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7월 국내 총판을 담당하는 지모비코리아를 통해 홍미노트5를 국내에 출시했다. 샤오미가 국내 이통사를 통해 스마트폰 판매를 시작한 올해가 처음이다. 이어 다음달 12일부터는 샤오미 서브브랜드인 포코 글로벌이 만든 포코폰 F1 국내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그러나 화웨이나 샤오미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최고 사양의 제품이 아니다. 화웨이의 최고급 스마트폰의 출고가는 한화로 환산하면 100만원이 훌쩍 넘어가고 샤오미 프리미엄 스마트폰 역시 50~60만원대다. 국내 출시되는 화웨이와 샤오미의 제품들은 이들 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중저가형 제품이다.

포코폰 F1은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췄지만 애초에 가성비를 무기로 한 40만원대 제품이다. 각 제조사에서 내세우는 초프리미엄폰은 아닌 셈이다. 샤오미와 화웨이는 국내 시장에 본격 진입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이통사에 제안하고 있지만 이통사 반응은 시큰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관계자는 “국내 이통사에 계속 제안을 하면서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얘기하고 좋은 제품으로 승부하는 회사라는 것을 강조한다”면서도 “이통사와 계약을 진행하려면 어느 정도 수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저가 제품 위주로 먼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5세대(5G) 장비 관련해 보안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프리미엄폰 출시를 진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프리미엄급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량 이상의 수요가 있어야 판매가 가능하다. 수량이 적으면 기기값이 올라간다. 그렇게 되면 사용자들이 선택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화웨이 측은 서비스를 늘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직 국내 사용자들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화웨이 직영 서비스센터는 1곳이고 전국에 63곳의 서비스센터가 있다. KT M&S 직영점 250곳에서 KT에서 판매하는 비와이폰, 태블릿, 글로벌원 에그 등에 대해 불량 증상 검사, 리퍼단말 교환, 수리 택배 접수, 불량확인서 발급 등을 진행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많으면 판매 안 할리가 없다. 수요가 많다면 출고가를 올려서라도 판매하는데 국내 사용자들은 삼성전자, 애플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한다. 중국 제조사 프리미엄 폰에 대한 수요가 없다보니 공급도 자연스럽게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외산폰들이 중국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움직임을 시작하는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삼성전자에서 단말기를 받아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예민하게 생각하다보니 화웨이, 샤오미의 프리미엄 단말기 판매에도 신중한 입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조사의 품질에 대해서 의문을 품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폰의 내구성은 국산 제품에 비해 낮고 사용주기도 짧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산 프리미엄폰의 경쟁력에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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