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업체들 자금조달 난항…수주계약 줄줄이 무산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에서 성사된 국내 건설사들의 계약이 줄줄이 무산되고 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 여파로 이란 업체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탓이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의 금융제제로 이란 업체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탓에 지난해 계약했던 수주계약들이 줄줄이 무산되고 있어서다. 대형 먹거리를 잃은 만큼 건설사들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3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란 투자펀드 아흐다프(AHDAF)와 체결한 32억달러(37000억원) 규모의 이란 사우스파 가스전 확장 공사계약을 해지됐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주한 사업 중 최대 수주규모로 주목받았던 이 사업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이번 계약해지의 주요 원인은 미국의 금융제제로 금융기관들이 금융약정을 꺼려해 이란 업체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의 미사일 발사시험을 계기로 미국과의 경제거래 금지를 발표하는 등 제재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왔다.

 

지난 8월에는 이란 정부의 달러화 매입을 금지하고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개인을 제재하는 1차 제재를 시행했다. 내달부터는 동맹국들에게 이란산 원유를 금지하는 2차 제재를 시행해 이란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이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의 계약취소는 예견된 일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대림산업이 수주한 22334억원 규모의 이스파한 정유공장 공사수주 계약이 자금조달 문제로 해지되면서 이란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들에 대한 추가 해지 우려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기수주물량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외에 이란에서 수주한 업체는 SK건설이다. SK건설은 지난해 816억달러(17000억원) 규모의 타브리즈 정유공장 현대화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이 사업은 현재 금융 조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공사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사업이 실제 착공 단계로 진행되지 않아 매몰비용이 없기 때문에 계약이 해지된다 해도 손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지난해 해외건설 계약액 규모 1(523756만 달러)를 차지하며 건설업계의 기회의 땅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같은 대규모 해외 수주시장이 막히면서 건설사들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란이란 대형 수주 시장이 하나 사라지면서 해외 이란에 공을 들인 많은 건설사들이 아쉬워하고 있는 상황이다제재가 풀리기 전에는 이란 진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른 해외시장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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