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M 하락세 전환…금리 상승 기대에 저금리성 예금 자금 이탈

은행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자이익은 늘었지만 순이자마진은 정체되거나 저하됐다. 대출규제, 기준금리 상승 기대에 따른 저금리성 예금 자금 이탈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 사진=연합뉴스

국내 3대 금융지주가 올해 3분기에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순이자마진(NIM) 하락세는 막지 못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 하락은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대출증가 부진이 부추겼다. 특히 금리상승 기대에 따라 저금리성 예금 자금이 저축성 예금으로 이탈하고 있어 은행의 금리 부담 증가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이 계속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은행금융지주들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정작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 하락은 막지 못했다.

하나금융의 3분기 순이자마진은 1.96%로 전분기보다 0.03%포인트 축소됐다. 신한금융도 같은 기간 2.10%로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KB금융은 1.99%로 전분기와 같았다. 3대 금융지주 모두 순이자마진이 정체된 상황이다.

3대 금융지주가 달성한 이자이익 증가 규모도 분기별로 보면 크지 않다.

KB금융의 순이자이익은 6조591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 늘었다. 신한금융 이자이익은 6조35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1%, 하나금융은 4조1691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순이자마진 상승이 없었던 관계로 이자이익의 분기별 증가율은 저조했다. KB금융의 순이자이익은 2분기보다 2.5% 늘었고 신한금융은 2.4%, 하나금융은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로 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고 기준금리까지 계속 동결됐다. 대출이 크게 늘지 않아도 금리가 상승해야 순이자마진 상승이 가능한데 현재로선 금리가 동결돼 상승 여력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준금리 상승 기대에 따라 은행권의 저금리성 예금(금리가 낮은 예금)에서 자금이 이탈해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면 은행의 예대마진 폭은 줄 수 밖에 없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 따라 대출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상폭보다 조달금리 인상폭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KB국민은행의 저원가성예금인 요구불성예금은 전분기보다 2% 하락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저축성 예금은 전분기보다 5.1% 증가했고 지난해 말 대비 11.2% 크게 늘었다.

KEB하나은행도 비슷하다. 핵심저금리성예금은 전분기보다 3.8% 떨어졌고 지난해 말보다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정기예금은 전분기보다 5.8%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1.3% 크게 증가했다.

다만 신한은행의 요구불예금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저축성예금보다 컸다. 3분기 요구불예금은 전분기보다 0.7% 떨어졌고 지난해 말과 비교해 4.9% 증가했다. 3분기 저축성예금은 전분기보다 2% 하락, 지난해 말보다 3.1% 늘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마다 이자비용이 낮은 저원가성 예금 확대에 주력하면서 이자부담을 낮추고, 이에 순이자마진 상승을 도모한다”며 “하지만 적립식 예금이 늘게 되면 이자가 훨씬 높기 때문에 그만큼 이자부담이 늘 수 있다. 결국 대출 규제까지 강화된 상황에서 은행이 취할 방법은 해외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늘려 수익성 감소를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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