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0일 스티븐 비건 美 대북특별대표 방한…교착상태 이어가는 북미 협상 귀추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접견했다고 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사진=연합뉴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 간 실무협상이 불발되면서 가시화됐던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으로 지연되는 모양새다. 이에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외교 일정도 덩달아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비건 대북 특별대표가 방한함에 따라 남북미 3개국의 향후 일정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은 비핵화가 진전돼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내주 미국에서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응답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북한은 약 한 달간 김정은 위원장의 활동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남은 두 달 동안 2차 북미정상회담, 남북미 종전선언, 북러정상회담, 북중정상회담 등 외교 일정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으로 알려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지연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외교 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여전히 연내 종전선언과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대북제재 완화 등 교착상태를 보이는 미국과의 일정을 뒤로 한 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북러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의 변수로 나머지 정상외교 일정은 미지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오는 29~30일 한국을 방문해 우리 정부와 북한 비핵화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비건 특별대표가 방한함에 따라 북미 협상에 상황 변화 여부도 관심이다.

미국 국무부는 2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비건 특별대표가 29~30일 방한해 한국 정부 카운터들과 만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한 외교적 해결 노력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북미 비핵화 회담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비건 특별대표의 우리 측 카운터파트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방한에서 북미 후속 협상을 앞두고 한미 간 대북정책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또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은 북미 고위급 협의 등을 앞두고 양국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듯하다. 실무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미국이 폼페이오 장관 방북 이후 추가적인 사안이 부각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 모두 북한에 대한 신뢰는 있지만 북미 양국 모두 정상회담을 열기엔 가시적 성과가 없다고 판단한 모습”이라며 “우리 정부는 끝까지 운전자 석에 앉아 중재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 일정을 소화하면서 우리 정부가 운전자 석에서 새로운 물꼬를 트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 평론가는 이어 “북한의 비핵화, 대북제재 완화 더 나아가 종전선언까지도 논의하는 이 방향은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유엔보다 더 앞장서서 화두를 던지며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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