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편 아니지만 가격보다 불친절‧승차거부 문제 개선안 돼 불만 커…택시회사 사납금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카카오 카풀 서비스 진출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24시간 파업을 마치고 정상영업에 들어간 19일 오전 서울역 앞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요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 인상입니다. 여러 안들이 고려됐지만 결국 기본요금은 3800, 심야 할증 기본요금은 5400원으로 인상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시민들은 벌써부터 분노하고 있는데요. 대한민국 택시 기본요금은 정말 저렴한 편일까요?

 

택시 요금이 저렴한지 아닌지는 상대적인 것이라 딱 뭐라고 규정하기엔 어렵습니다. 각 국의 경제수준, 물가 대비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하기 때문이죠. 일단 단순히 액수로만 보면 크게 비싼 편은 아닙니다우선 가까운 나라 일본(도쿄기준)의 경우 한때 700엔이 넘었으나 410(4100)으로 내렸고, 홍콩은 택시 색깔에 따라 19~24 홍콩달러(2750~3500)를 받습니다

 

캐나다(밴쿠버기준)3.2캐나다달러(2785) 싱가포르는 3.9싱가포르달러(3217) 정도입니다. 물론 시간대별로 다르고 추가요금 체계도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일단 최근 이슈가 되는 기본요금 자체만 놓고 보면 평범한 수준입니다. 허나 향후 요금이 오르게 되면 이제 저렴하다는 이야기는 듣기 어렵겠죠?

 

그렇다면 왜 이렇게 기본요금 인상이 논란이 되는 것일까요? 승객들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민들의 불만은 서비스와 연관됩니다. 그동안 택시비가 꾸준히 올라왔는데 승객들이 체감하는 서비스는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죠.

 

승객들이 불만을 갖는 요소는 불친절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큰 부분이 승차거부 문제였죠. 승차거부는 엄연히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밤에 택시를 잡으려하면 승객들은 매번 전쟁을 벌입니다. 일단 택시에 타기도 전에 창문 사이로 목적지를 먼저 말해야 하고 택시가 목적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못타는 경우가 허다하죠.

 

물론 택시기사들도 불만이 있습니다. 목적지가 가깝거나 목적지에 갔다가 빈차로 돌아와야 하면 수지가 안 맞는다는 것이죠. 허나 그런 문제들을 고려해 여태껏 매번 택시비를 올려왔는데 같은 문제가 십 수년째 반복되니 승객들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모든 직업군이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면 사회가 어떻게 될까요. 식당 주인이 1인분 주문한다고 거부하거나 박대하면 안 되듯 수지에 따라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허나 이와 관련 일각에선 택시 문제를 단순히 기사와 승객의 대결구도로 볼 것이 아니라 택시회사와 기사의 관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기사들이 회사에 내는 사납금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면 기본급에서 차감하는 상황에서 기사들로선 필사적으로 돈 되는 승객만 받으려 할 유인이 있다는 것이죠. 승차거부에 대해 면제부를 줘야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택시요금 인상 논란과 관련해선 승객과 기사가 아닌 택시회사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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