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대출규제에 ‘첩첩산중’…전문가들, 집값 꺾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글쎄’

/ 사진=연합뉴스
철옹성 같았던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정부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미국의 금리 인상 부담까지 더해지는 상황이어서 향후 서울 집값이 안정세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세가 장기적으로 확산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일 상승가도를 달리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26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22일 강남구와 서초구의 아파트 값은 0.02% 하락했다. 서초구는 18주 만에, 강남구는 14주 만에 첫 하락이다. 15주만에 하락한 송파구는 –0.04%를 기록하며 하락세가 강남3구 내에서 가장 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 또한 6주 연속 감소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p 상승폭이 둔화된 0.11%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0.57%의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가을 이사철임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은 0.14% 올라 역대 10월 상승률로는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종로구가 0.20%로 가장 높았고 △동작(0.18%) △구로(0.08%) △서대문 (0.0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마포와 송파는 전세가격이 각각 0.31%, 0.04% 하락했다. 

거래량 역시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78건으로 전년동기 162건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 서울 집값이 하락 추세로 접어든 배경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큰 몫을 하고 있다. 특히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향하는 자금줄이 마르고 있어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앞서 2주택 이상 보유자의 규제지역신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다. 1주택자는 이사, 부모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판단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규제지역 내 주담대를 받을 수 없게 했다. 또 주택임대업자 대출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기준을 새로 도입했다. 예컨대 LTV가 40%일 때 5억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려면 2억원까지 가능하다. 

아울러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도입된 DSR(총체적원리금상환비율)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송파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나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DSR 규제로 대출 기준이 강화되면 부동산 거래는 줄어들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서울 집값은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추후 집값이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상승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각종 규제 압박으로 집값은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집값과 전세값이 하락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집값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며 “하락이 오랫동안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출규제나 금리인상 같은 변수는 이미 예상된 것으로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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