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서울 구금고 수성에 성공…신한 역시 인천 수성에 성공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금고 쟁탈전 결과에 따라 은행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금고 쟁탈전에서 신한은행이 104년만에 우리은행을 꺾은 가운데 최근 마무리되고 있는 서울 구금고 쟁탈전에서는 우리은행이 수성에 성공하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인천시금고에 이어 구금고 8개 가운데 7개를 차지하는 등 인천지역 수성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곳은 비수도권 지역 금고들이다. 현재 대다수 금고들을 NH농협은행이 맡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이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구금고 쟁탈전 우리은행 수성 성공…신한은행 선전

은행들간의 금고 쟁탈전이 시작된 것은 지난 5월부터다. 당시 신한은행은 서울시금고 쟁탈전에서 우리은행을 꺾고 104년만에 독점을 깨는 이변을 낳았다. 금융권에서는 입찰 전부터 사실상 1금고는 우리은행 것이라고 봤다. 우리은행이 전산시스템과 운영노하우 등 무려 104년의 금고 운영 경험이 있어 이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이후 올해 하반기부터는 서울 25개 자치구를 둘러싼 금고 쟁탈전 2라운드가 진행됐다. 우리은행은 서울구금고 쟁탈전에서 초반 5연승을 거두며 설욕전에 나섰다. 서울시금고를 신한은행에 뺏긴 상황에서 구금고만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25개 자치구 1년 예산을 합치면 약 16조원에 달한다. 구금고로 선정된 은행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구의 세입금 수납·세출금 지급과 유휴자금 보관·관리 등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어느 한 곳도 놓치기 아쉬운 고객인 셈이다.

최근 광진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 금고 선정이 완료된 가운데 우리은행은 1금고 기준 구로, 영등포, 성북, 송파, 종로 등 총 18곳의 금고지기 자리를 지켜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금고 입찰을 포기하는 등 서울 구금고에 집중한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시금고를 차지한 은행이 구금고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정도면 우리은행이 수성에 성공한 모양새”라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어느정도 선방했다. 신한은행은 강남, 서초, 성동, 강북, 용산에서 1금고 운영권을 따냈다. 특히 예산 규모가 1조원이 넘는 강남구를 따내는 등 예산 규모면에서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국민은행의 경우 처음으로 서울 노원구 1금고 자리는 얻는데 성공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승리를 따낸 셈이다.

인천 구금고 쟁탈전에서는 신한은행이 수성에 성공했다. 지난 8월 신한은행은 하반기 금융권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인천시금고 금고지기에 낙점된바 있다. 서울시금고를 차지한 데 이어 인천시금고 수성에도 성공하게 된 셈이다. 인천시는 오는 2019년부터 운영되는 제1금고에 신한은행, 제2금고에 NH농협은행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인천시 1금고 운영을 맡아왔다. 당시 KEB하나은행이 지주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앞세우며 인천시 공략에 나섰으나 결국 고배를 마셨다.

이후 벌어진 8개 구금고 쟁탈전에서도 결국 신한은행이 수성에 성공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구금고 입찰 경쟁이 마무리된 인천시에서 신한은행은 전체 8곳 중 7곳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구금고 경쟁의 첫 주자였던 서구가 하나은행을 선정하는 등 이변이 예상됐으나 나머지 구들은 기존 금고지기였던 신한은행을 선택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하나금융이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하나금융타운을 조성하고 있는 점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제 남은 곳은 비수도권 지역 금고… 지방 강자 농협은행, 수성 성공할까

서울과 인천지역이 마무리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남은 곳은 비수도권 지역 금고들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세종시 등 11개 광역·기초지역자치단체에서 금고 운영권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11곳 모두 NH농협은행이 1금고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은행이 다른 시중은행들의 공격을 잘 막아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최근에는 연간 2조원 규모의 세종시 금고를 차지하기 위한 시중 은행들의 치열한 접전이 시작됐다. 현재 1금고를 맡고 있는 농협은행과 2금고를 맡고 있는 하나은행은 물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까지 제안서를 제출해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시금고 잡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지자체 예산 관리를 통한 수수료 이익도 있지만 결국은 하나의 상징성 때문”이라며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출연금을 문제삼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들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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