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정제설비 보수…원유재고 증가에도 휘발유 재고 감소

국제유가 상승세가 미국내 원유재고 증가 여파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언급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당분간 미국내 설비 가동률을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사진은 미국 노스다코타주에 위치한 유정 /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 상승세가 미국내 원유재고 증가 여파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언급과 글로벌 증시 침체 등으로 약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당분간 방향성을 탐색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내 정제 설비들이 정기보수를 진행중이라 원유재고 보다는 휘발유 등 제품 재고 추이가 향후 행보를 예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5일 국제유가는 상승과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39달러(0.6%) 상승한 66.82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런던선물거래소(ICE)의 12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약세 전환하면서 0.86달러(1.13%) 내린 75.58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가능성 언급으로 강세가 완화된 모습이다. 지난 23일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현재 사우디 원유 생산량은 일평균 1070만배럴"이라며 "이란산 원유 제재에 따른 공급부족분을 상쇄하기 위해 1100만배럴까지 늘릴 예정이며, 1200만배럴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발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의지가 확인되자 국제유가는 약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가 진행되더라도 국제 유가는 공급 측면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국제유가는 약세요인이 부각됐다. 미국내 정제 설비들이 정기보수에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정제 설비 가동률은 지난 한달간 감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보고서에서도 원유재고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에너지정보청은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전주 대비 약 635만배럴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국제유가의 수급 요인 외에도 글로벌 증시의 침체 역시 유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와 S&P500, 나스닥 등 주요 지수가 하락폭을 키우면서 불안감이 확대됐다. 유럽 증시에서도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향후 방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원유 재고량 보다는 휘발유 등 제품 재고량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내 정제설비들의 정기보수가 마무리되면 제품 재고가 줄어든 만큼 원유 수요 역시 급격히 증가할 수 있어서다. 미 에너지정보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483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의 증산 의지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 하락과 위험자산 투자심리 악화 역시 유가에 영향을 줬다"며 "글로벌 증시의 하락 압력이 완화된다면 국제유가 역시 하방 압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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