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라운드테이블서 김기사‧벅시‧배달의민족 등 제도개선 요구…공공기관 관료 태도 지적도

2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공유경제 기반 조성을 위한 분야별 플랫폼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전문가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차여경 기자

최근 교통, 숙박 등 공유경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정부가 공유경제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적극적으로 규제개혁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국내 공유플랫폼이 규제 탓에 사업을 펼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유경제 기반 조성을 위한 분야별 플랫폼 서비스 활성화를 주제로 경제라운드 테이블을 주재했다. 경제라운드테이블에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외에 이태희 벅시 대표, 박종환 김기사컴퍼니 공동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공유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대표들은 글로벌 흐름에 맞추기 위해 하루빨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승차공유는 택시협회와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택시협회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불법 카풀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어 승차공유 스타트업들이 택시기사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태희 벅시 대표는 벅시는 기사 알선이 허용된 11인승 승합차 공유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나 쏘카 대표가 이 자리에 앉아있어야 하는데 벅시 대표가 앉아있는 이유를 생각해봤다사회적, 법적 논란이 없는 업체라서 초대받은 것 같다. 다르게 해석하면 벅시도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면 바로 법적 논란에 휩싸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모빌리티 스타트업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서비스가 법적, 사회적 논란에 엮일까봐 스스로 옥죄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중국 광저우에 가서 한국의 새로운 교통서비스라며 벅시를 소개했다. 그러나 오히려 중국에서 왜 한국은 택시, 버스 등 교통수단을 따로 예약하냐고 되물었다. 중국은 교통종합 플랫폼 디디추싱으로 한번에 예약을 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벅시가 선진적이지 않았다당혹스러웠다. 한국은 IT강국이었는데 지금은 중국에 굉장히 밀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국내에서는 카풀을 우버라고 생각한다. 우버는 교통플랫폼 일부다. 렌터카,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카풀에만 집중해 있다최근 광화문에서 택시협회 집회가 크게 열렸다. 다양한 플랫폼을 인식하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규제개혁에 무관심한 정부기관 공무원들의 태도를 꼬집기도 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대화를 해서 플랫폼 개선 진도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관료들 특히, 실무공무원들의 태도라며 일부 실무 공무원들은 후배 관료를 위해 폭탄돌리기를 그만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기술변화와 사회변화는 바라지 않아도 온다. 제가 만난 실무공무원들은 보직이 바뀌기 전에만 문제가 없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다언젠가는 후배 관료들을 위해 (규제 완화) 문제를 매듭 짓겠다라는 태도를 보이셨으면 좋겠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야 공유경제 진도가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는 규제개혁을 약속하며 공유경제를 포함해 규제 문제가 중요한 화두다규제개혁을 영원히 안한다면 고민할 필요가 있겠느냐" "하지만 공유경제는 우리 경제가 피할 수 없는 길이다정면돌파해서 부딪쳐야 한다한국은 공유경제 불모지라는 불린다공유경제가 가야할 길이라면 해결 과정을 통해 불모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기존 산업 간의 상생을 언급하며 공유경제의 성패는 상생이다규제개혁을 통해 사업기회가 생긴 사람도 있지만 불이익이 본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상생을 통해 제로섬이 아니라 플러스섬이 되게 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침에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공유경제가 논의됐다고 김 부총리는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는 앞서 연내 승차공유 규제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공유경제 기반 조성을 위한 분야별 플랫폼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전문가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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