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사우디 공장 건설 계약…“추가 발주 수혜 예상”

대림산업은 지난 2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형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면서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인 1조원을 단숨에 돌파했다. 오랜 해외수주 침체에서 벗어남에 따라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 초 사업부실로 무급휴가까지 단행했던 대림산업의 해외 플랜트 사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조원대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면서다. 특히 유가상승으로 인해 하반기 중동시장 플랜트 발주가 개선세가 감지되면서 대림산업의 해외 플랜트 실적회복에도 청신호가 켜진 모습이다.

 

2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해외 수주 주력 지역인 중동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저유가 탓에 중동 국가의 발목을 잡으면서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특히 대림산업은 주력 사업인 해외 플랜트 사업이 직격타를 맞으면서 올 초 무급휴가까지 강행했다. 올해 해외 수주목표액도 다른 경쟁사들보다 낮은 1조원으로 책정했지만 불확실성이 크다는 시각이 많았다. 거기다 올해 6월에는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계약해지(22000억원)로 인해 플랜트 수주잔고가 14000억원으로 급감하면서 해외 수주 확보가 더욱 절실했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대림산업은 최근 올해 해외 수주목표액을 단숨에 넘어섰다. 지난 22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광물 회사 마덴(Ma’aden)89200만 달러(1조원)에 달하는 암모니아 생산 공장 건설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이번 계약은 2016년 이후 2년 만에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동안 중동 최대의 발주시장인 사우디에서는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가 드물었다. 현재 사우디 정부가 자국민 우선고용정책(Saudization)으로 인해 75%를 사우디인으로 채워야 하는 정책 탓에 원가율도 크게 올라 건설사들의 부담이 큰 탓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인은 베트남, 중국 등지의 인원들보다 인건비가 높은 편이고 업무 처리도 미숙한 면이 많았다또한 과거 출혈경쟁으로 많은 적자를 기록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이 이번에 대형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기존의 경험과 실적이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대림산업은 지난 2016년 이번 사업과 동일한 공정의 사우디 마덴 암모니아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당시 일했던 인원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투입되면서 원가율 역시 안정적으로 책정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동일한 공장 건설을 수행한 바 있어 이번 입찰에서 안정적인 수익성 예측이 가능했다경쟁사인 스페인 업체가 입찰가를 낮게 책정했음에도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거 시공한 현장의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 흐름을 타며 하반기 들어 UAE(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통적인 대형 시장에서 플랜트 발주 개선세가 확연하게 감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현재 중동에서 구체화한 석유화학 플랜트 프로젝트도 약 418억 달러 규모로 이 역시 2012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6년 만에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를 다시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현재 대림산업은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정유공장, 산성 가스 및 황 회수설비, 저밀도폴리에틸렌 공장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이에 아람코, 사빅, 마덴 등과 같은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국영회사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 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이 과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높은 수주 점유율을 보였던 만큼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다양한 실적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수주 포트폴리오를 통해 대림산업이 추가 발주가 예상되는 사우디 플랜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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