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선발은 원칙적으로 감독 권한…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 내고자 프로선수 뽑은 듯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체육산업개발, 태권도진흥재단,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3일 대한체육회 등 5개 체육 단체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었다. 정운채 총재는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로 논란이 됐던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에 대해 설명했다.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이날 국감에서 집에서 TV로 야구를 보고 선수를 뽑은 건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의 불찰이었다고 강조했다.

정 총재를 증인으로 부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과 관련해 9월12일에 어떤 내용을 사과했느냐고 질문했다.

정 총재는 “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사과를 했다”며 “선수 선발은 원칙적으로 감독 고유의 권한이나 선발 과정에서 여론의 비판을 선 감독에게 알리고, 선발 과정에 참고했으면 좋겠다고 내가 말했다면, 또 선 감독이 이를 받아 들였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러하지 못한 걸 사과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병역 특례혜택과 관련해 두 명의 선수가 의혹을 받았고, 선수가 반드시 성적순으로 뽑혔느냐와 같은 의혹이 있지 않았냐”며 “당시 야구팬뿐만 아니라 국민이 분노한 상황에서 이들을 다독거려야 할 필요가 있어 사과했다”고 부연했다.

정 총재는 이어 “지난 1,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우리나라가 좋은 성적을 냈지만 3,4회 WBC에선 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지난해 만 24세 미만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성적이 안 좋았기에 선 감독이 아시안게임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고자 전원 프로 선수를 뽑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손 의원은 “선 감독이 집에서 TV를 보고 선수를 뽑은 것이 옳으냐”고 질문했고, 정 총재는 이에 “선 감독의 불찰”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선 감독은 지난 10일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전국 5개 구장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프로야구 경기를 모두 관전하고 선수를 파악하고자 집에서 TV로 야구를 관전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 총재는 선 감독의 발언을 놓고 “이는 마치 경제학자가 현장에 가지 않고 지표만 갖고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이라면서 국가대표 전임 감독제와 대회별 감독제의 차이를 묻는 말엔 “일률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국제대회가 잦지 않거나 대표 상비군이 없다면 전임감독은 필요치 않다”며 전임 감독제에 대한 반대 의사도 보였다.

전임 구본능 KBO 총재는 2017년 APBC, 2018년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 12, 2020년 도쿄올림픽 등 해마다 이어지는 굵직한 대회에서 한국 야구의 좋은 성적을 목표로 사상 최초 전임감독제를 도입해 ‘국보급 투수’ 선동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어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영구 실격 처분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정 총재는 “KBO 상벌위원회에서 내게 영구 실격 결정을 제안했다. 현재 가을 잔치 중이며 넥센이 포스트시즌에 참여 중이라 넥센이 혹시라도 물어난 다음에 결과를 발표할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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