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도 심각하지만 안일한 대응 더 논란…이용자 불편 고려해야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첫 작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웨이브가 비상이다. 사용자들은 물론, 네이버 내부 직원들도 웨이브의 심각한 오류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고질적인 오류에 애물단지가 된 웨이브지만, 네이버 측 대응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네이버에서 태어나 같은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될 줄 알았지만, 웨이브랑 프렌즈스피커는 태생이 다르다. 제일 먼저 출시된 웨이브는 네이버 기술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에서 탄생했다. 후속작인 프렌즈스피커보다 몸집도 크고 마이크도 2개나 더 달렸다. 따라서 가격도 프렌즈스피커보다 비쌌다.
 

완판 신화를 보이면서 없어서 못 사는 제품으로 등극했지만 그 명색이 무색할 만큼 웨이브의 오류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걸핏하면 와이파이 연결이 끊기는 것. 와이파이 연결이 끊긴다는 것은 웨이브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말과 동일하다. AI 스피커는 인터넷과 연결돼야만 본연의 똑똑함을 드러낼 수 있다. 와이파이가 끊기면 이내 먹통이 되고 만다.

1년에 한 번 있어도 화가 날만한 오류가 유독 웨이브에서는 끊이질 않고 있다. 몇 번이나 와이파이 연결에 실패해 버리자 웨이브의 코드를 아예 뽑아버린 이들도 많다.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설정을 반복하는 것도 지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랩스에 있던 기술을 네이버 클로바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간극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측에서는 웨이브와 프렌즈가 다르지만 최대한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 지난 8월 이후 모든 시스템을 같게 정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오류는 여전하다.

상황이 악화 일로로 치닫자 리콜 얘기도 불거지고 있다. 고질적인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할 바에 프렌즈스피커로 교체해 주거나 환불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술팀 쪽에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산적하고 있어 오류를 즉각적으로 수정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출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안정화되지 못했다는 것은 예사 문제가 아님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네이버의 대응은 안일해 보인다. 대외적으로 이런 사실이 알려져 있지도 않거니와 오류 관련 안내나 해결법, 대응법 등에 대한 공지도 전무하다. 내부에서는 리콜 등에 대해 논의된 바도 없다. 오죽하면 네이버 직원들이 나서서 불편신고를 하고 항의하는 글을 게재하게 됐을까.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할 업데이트가 지연되고 오류가 반복돼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진다면 마냥 이해해달라고만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군다나 최신 정보기술(IT) 기기를 사서 말도 안 되는 불편을 겪는다면 더더욱 그렇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관련 부서가 세심하게 대응하고 있어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믿고 구매한 기기에 속을 썩고 있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더 분통이 터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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