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장기 흥행 위해선 e스포츠화가 반드시 필요”

2016 LoL 월드 챔피언십 4강전이 펼쳐진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 / 사진=라이엇

과거 이벤트성으로 개최되던 e스포츠가 이제는 게임의 흥행을 좌우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게임사들은 게임 출시와 동시에 게임의 e스포츠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게임의 장기 흥행을 위해선 e스포츠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PC방 점유율 분석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21일 기준 ‘리그오브레전드(LOL)’의 PC방 점유율 34.73%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배틀그라운드’의 점유율은 20.61%에 불과했다. 이러한 차이가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e스포츠의 흥행 여부 때문이라고 말한다. LOL의 점유율으 크게 상승한 이유는 지난 10월부터 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2018 LOL 월드 챔피언십’때문이다. 이른바 ‘롤드컵’이라고도 불리는 이 리그는 매년 각 나라 최강 팀들이 맞붙어 승부를 겨루는 경기다. 특히 올해는 한국에서 결승전이 개최되는 만큼 유저들의 관심이 어느때보다도 높다. 배틀그라운드 역시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하고 있으나 LOL과 비교해 아직 대중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장기 흥행에 성공한 게임들의 경우 대부분 e스포츠가 활성화돼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제는 게임 기획단계에서부터 e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스포츠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시장이다. 게임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올해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가 약 9억600만달러(한화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청자 수는 3억8000만명으로 추산했다. 뉴주는 성장추세가 이어진다면 2020년에는 e스포츠 산업이 약 14억달러(한화 약 1조 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역시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이 지난해 약 7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으며, 4년 뒤인 2022년에는 29억6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도 e스포츠 및 게임 영상 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마존·인텔·월터디즈니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e스포츠의 중계권 확보와 대회 후원에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KT, SKT 등 통신업체들을 비롯해 한화생명과 같은 이종산업 업체들까지 e스포츠 팀을 꾸리고 있다.

게임채널 OGN은 배틀그라운드 전용 e스포츠 경기장을 지난 1월 서울 상암동에 오픈했으며 LOL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도 최근 LOL 전용구장을 서울 종로구에 오픈했다. 경기도는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조성하는 등 e스포츠 육성을 위해 내년부터 4년간 134억원을 투입한다고 지난 21일 밝히기도 했다. 경기도는 2022년 상반기까지 500석 규모 경기장을 짓기로 했다. 내년 초에 공모를 통해 부지가 선정될 예정이다.

e스포츠는 과거 이벤트성 경기로 시작됐다. 그러다 ‘스타크래프트’가 큰 인기를 얻자 본격적인 리그로 발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몇몇 게임에 한정돼 있던 e스포츠 열풍이 온라인·모바일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게임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게임의 장기흥행을 위해선 게임의 e스포츠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란 주장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 경기속 화려한 플레이를 본 유저들은 해당 게임에 접속하고자 하는 욕구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e스포츠 흥행 여부에 따라 PC방 점유율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부 게임의 경우 장르적 특성상 e스포츠화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이러한 경우 무리하게 e스포츠화를 추진하는 것 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더 낫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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