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화 전략 내세운 승차공유 서비스…차량배치 시간은 고려해야

19일 기자가 직접 이용한 타다의 1~6인승 카니발 차량./사진=김희진 인턴기자

쏘카의 자회사 ‘VCNC'가 지난 8일 신규 차량 공유 서비스인 ’타다‘를 선보였다. 일반 승용차가 아닌 카니발·승합차 활용 및 승객 대응 매뉴얼 마련 등으로 기존 택시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강점을 내세웠다. 그러나 서비스 지역이 제한적이라는 한계는 있었다.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운전기사와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용 방법은 기존 카풀 애플리케이션과 유사하다. 스마트폰에 타다 앱을 다운받고 이용 신청을 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대기 중인 차량이 배차된다. 목적지까지 이동한 뒤 운전자가 앱을 통해 운행 종료 버튼을 누르면 소비자는 처음 회원가입 할 때 입력해둔 카드 정보로 운임이 자동 결제되는 방식이다.

19일 기자는 타다 앱을 다운 받아 직접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처음에는 경기도 일산 일대를 출발지로 지정하고 서울로 나가는 이동경로를 설정했다. 그러자 ‘현재 출발지는 타다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며 차량 배차를 받을 수 없었다. 출시된 지 며칠 되지 않아 차량이 부족해 서비스 권역이 서울에 한정돼 있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후 오전 9시쯤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서 배차를 신청하자 곧 바로 상암동에 대기 중이던 차량이 배치됐다. 출근시간대라 콜택시나 카카오 택시 어플을 이용했다면 차량을 잡기 어려웠을 상황임에도 타다는 콜을 부르자마자 빠르게 배차가 완료됐다.

다만 문제는 배차 받은 차량이 상암동에서 출발해 도착까지 약 20분이 걸린다는 점이었다. 아침에 출근시간에 쫓기는 시민들의 사정을 감안했을 때 차량 탑승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20분 후 타다 차량은 기자가 지정한 출발지에 정확히 도착했다. 타다의 전 차량은 자동문 개폐로 탑승이 편리했다. 차량은 1~6인승 탑승이 가능한 널찍한 카니발이었다. 택시와 비교했을 때 차량 내부가 넓어 보다 편안한 이용이 가능했다.

차량 내부 환경도 쾌적했다. 택시를 이용할 때마다 느껴졌던 담배 연기 등 불쾌한 냄새가 없었다. 차량 앞좌석 사이에는 회사 자체에서 직접 조향한 디퓨저가 비치돼 있었다.
 

 

차량 앞좌석 주머니에 놓인 탑승객을 위한 가이드북과 아이폰·안드로이드 등 각 기종에 맞게끔 구비된 휴대전화 충전기/사진=김희진 인턴기자
차량 앞좌석 주머니에는 탑승객을 위한 가이드북이 놓여 있었다. 책자 안에는 무료 와이파이 접속 방법이 설명돼 있었다. 디퓨저가 비치된 곳 바로 아래에는 아이폰·안드로이드 등 각 기종에 맞게끔 세 종류의 휴대전화 충전기가 구비돼 있었다. 탑승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정장 차림의 운전기사였다. 기자가 차량에 탑승하자 기사는 “차량 온도는 어떠신가요”, “불편하신 점 있으시면 바로 말씀해주십시오”라는 질문을 할 뿐 그 이외에 먼저 말을 거는 상황은 없었다. 불필요한 질문이나 정치적 발언 등 기존에 택시를 이용할 때 종종 마주치던 불편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돋보였다. 타다 운전기사 A씨는 “모든 기사가 정장 복장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승객 대응 매뉴얼을 교육 받는다”고 말했다.

불광동에서 도착지로 설정한 명동까지는 약 9.9㎞로 이용요금은 14000원이 부과됐다. 상세내역을 살펴보니 운전비용 7700원, 자동차 대여비용 6300원이 합산된 요금이었다. 택시를 이용했을 때 예상금액이 13000원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금액이었다. 타다 첫 이용객에 한해서 10000원 할인 쿠폰이 지급돼 최종 결제금액은 4000원이었다. 승차 거부도 없이 넓은 차량을 비슷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택시보다 선호되는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타다는 승차 대응 매뉴얼 등 고급화 전략으로 기존 차량 공유 서비스와의 차별점을 갖고 있지만, 서비스 권역에 있어서는 아쉬운 점을 남겼다. 가장 큰 문제는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다. 배차 가능한 차량이 부족해 차량 도착까지 비교적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 역시 서비스 지역의 한계를 드러낸다.

타다 관계자는 향후 서비스 계획에 대해 “오픈베타서비스를 시작한지 12일로 예상보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현재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나 수요를 고려해 빠르게 서비스 지역과 차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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