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 탈퇴로 런던지점, 유럽 네트워크 거점 역할 어렵다”

우리은행 본점. /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유럽 거점을 영국 런던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겼다. 최근 우리은행은 독일 금융감독청과 유럽중앙은행에서 유럽법인 설립 인가를 획득했다. 내년 3월 발효될 것으로 보이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앞두고 유럽 거점을 독일로 옮긴 것이다.

이는 영국 내 한국 기업들이 독일 등 유럽으로 거점을 옮기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용이하게 하려는 조처다. 이에 국내 4대 시중은행 중 독일 거점을 마련하지 못하고 영국 런던에 남은 은행은 KB국민은행이 유일하다.

19일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런던지점이 유럽 네트워크의 거점 역할을 했지만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과 유럽 사이의 금융시스템 연결이 어려워졌다. 영국에 있는 한국 대기업도 독일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유럽법인 설립 계획이 추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독일 금융감독청 등으로부터 유럽법인 설립 인가를 받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2년의 노력의 결과로 가능했다. 유럽 내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신규대출, 유로화 송금 등 업무가 더 편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유럽법인은 유럽 네트워크를 영국 런던에서 독일로 옮겨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유럽지역 IB사업 등을 총괄한다. 우리은행 유럽법인은 이달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취급 업무는 기업금융, 투자금융, 수출입 금융, 외화 송금센터 업무, 리테일업무 등이다.

우리은행은 유럽법인과 영국 런던지점, 폴란드 카토비체 사무소로 이어지는 ‘유럽 금융벨트’도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유럽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우리은행이 런던지점에서 거점을 독일로 옮기면서 KB국민, 신한, 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 중 KB국민은행을 제외하고 모든 시중은행이 독일에 거점을 가지게 됐다.

신한은행은 유럽신한은행을 이미 1994년 설립해 수출입, 여신, 수신, 송금 등을 취급한다. 주고객은 독일을 중심으로 한 EU 국가 소재 한국계 업체다. KEB하나은행도 독일KEB하나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에서 영국에만 지점을 가진 은행은 국내 4대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이 유일하다.

KB국민은행는 올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따라 유럽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증가되고 있고 향후 EU와의 관계 재정립에 따라 금융허브로서의 역할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영국내 현지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한국계 및 외국계은행들의 유럽내 한국기업 전담데스크 확대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변화된 계획은 없지만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업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은행(IB) 업무 경험이 풍부한 국내 직원과 현지인으로 영업팀을 신설한다”며 “또한 동일인 원칙(Single Passport Rule)에 따라 EU 국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 다른 EU 국가에서는 간소한 절차로 지점을 신설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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