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스타트업-택시협회 간 갈등 커져…이해관계 해결할 협상 테이블 어떻게든 마련해야

승차공유 논란을 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의 철학적 관용구가 떠오른다. 2013년 우버가 서울에 처음 등장할 때부터 시작한 승차공유 문제는 5년이 지난 지금도 속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몇몇 스타트업은 승차공유 서비스를 그만뒀고, 택시협회는 대규모 집회를 하겠다고 나섰다.

 

카풀 업체 풀러스, 대리운전과 승차공유를 결합한 차차크리에이션 등이 연이어 사업에 차질을 겪었지만 후발주자는 끊임없이 나온다. 쏘카의 자회사 VCNC가 도로교통법을 피해 11인승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를 내놨고, 카카오모빌리티도 카풀 서비스 기사 모집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카카오의 참전으로 논란은 크게 불붙었다.

 

카풀 업계 관계자는 승차공유는 택시의 수요와 공급,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이다. 그러나 현행법 상 불법이 아닌데도 사업을 잘못 해석한다면 산업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나 승차공유 문제는 이해관계가 엮여 있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쉽사리 해결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택시협회는 현재 카풀 서비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거세게 반대 중이다. 전국 택시노사 단체 4곳은 18일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한다. 택시업계는 카카오 같은 대기업까지 카풀에 진출한다면 택시업계는 다 죽을 것이라며 택시 운행을 중단해서라도 (카풀 서비스)를 멈추고 싶다고 토로하고 있다.

 

며칠 전 열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2주년 기념식에서도 승차공유는 화두였다. 기획재정부 혁신성장정책관이 참여한 오후 토론 시간. 스크린에 한 질문이 떴다.

 

정부에서 (해결) 의지가 있다고 크게 강조했는데 실행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승차공유(카쉐어링)을 예로 들었을 때 택시노조에서는 또 다시 타다를 공격하고 있다. 항상 뜨거운 감자인 산업인데, 이번엔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인 것 같다. 단순히 한 업계의 이슈가 아니라 정부의 실행력을 판단할만한 대표적 이슈이다.’

 

그에 대한 기재부 관계자의 대답은 우리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였다. 그는 스타트업과 택시 업계가 말하는 불만을 모두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상생 구조를 찾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데, 단기적으로 그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렵다는 답이었다.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가 모두 승차공유 문제 해결을 위해 뛰어든 상태다.중기부 관계자는 기자에게 마음으로는 규제를 정말 완화시키고 싶지만 쉽지 않다.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들리는데 모두를 수용할 순 없지 않나고 말했다. 그런 국회에서는 반대로 승차공유를 제한하는 법률들이 발의되고 있다.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속도가 너무 늦다. 승차공유 논란에 중간점은 없다. 다시 말해 윈윈(Win-Win) 구조가 적용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업계가 바라는 유일한 해결책은 협상 테이블과 정부의 결단력이다. 승차공유 스타트업과 택시업계의 협상 테이블은 여러번 좌절됐다. 이젠 빠르게 새로운 자리를 마련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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