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국감서 “북한 비핵화 조치가 미국 설득할만한 단계서 제재 완화 논의 시작”

사진은 지난 1일 주유엔 중국대표부에서 열린 중국 국경절 리셉션에서 조태열 주유엔 대사(왼쪽)와 김성 북한대사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연합뉴스

조태열 유엔주재 대사는 16일(현지시간) 남북 경제 협력이 대북 제재 위반을 어기지 않도록 미국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대북제재를 어기지 않고서 본격적 남북 경협은 불가능하다고도 말했다.

조 대사는 이날 주유엔 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이 안보리 대북제재에 위반되느냐는 의원 질의에 “판단의 주체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가 하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위반 소지가 있는 요소들이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착공을 하겠다는 것이지, (본사업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 프로세스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를 어기지 않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과 경협 사업을 할 수 있느냐는 다른 의원 질의에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조태열 대사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이 제재 위반을 어기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또 대북제재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 내에서 남북교류와 협력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위, 제재위내 전문가 패널, 우방국 등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남북대화와 북미협상 진전을 위한 국제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북한, 중국, 러시아가 지난 10일 모스크바 3자회담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제기한 데 대해 “북한이 먼저 그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조치,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 그런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결국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조태열 대사는 북한의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치의 판단 기준에 대해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이 되돌릴 수 없는 단계를 어디까지로 보느냐가 관건이다. 북한의 조치가 미국을 설득할만한 진정성 있는 단계에 이르면 그때는 제재 완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방법에 대해 “작년까지는 강한 채찍을 들었다. 지금은 북한이 도발을 멈춘 지 10개월이 지났고 나름대로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를 향해 가고 있는데 그것이 과연 충분하냐, 않느냐 판단의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의 초점이 당근을 어떤 시점에서 쓸 것이냐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다”며 “당근을 섣불리 써서는 안 된다는 걱정에는 동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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