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美 견제 속 평양공동선언 이행 논의

남북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북측 수석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남북고위급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남북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만나 철도·도로 협력을 주요 의제로 고위급회담을 진행했다. 남북은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로 채택된 공동선언문에 적시한 연내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등 구체적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평양공동선언에서 연내 착공식을 하기로 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 현지공동조사를 비롯해 이산가족 상설면회회소 조기 개소를 논의할 적십자회담,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를 협의할 체육회담 등이 안건으로 거론됐다.

고위급회담에 남측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이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북측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윤혁 철도성 부상과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대표단을 구성했다.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회담에 앞서 “우리나라에 좋은 노래가 있는데 태평양과 대서양의 무한한 물은 산곡 간에 작은 물이 모여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라며 “오늘 고위급회담도 온 겨레가 소망하는 평화번영 통일을 위한 데 기여할 것이다. (회담 분위기도) 다 좋으리라고 생각한다. 좋은 일 때문에 만나니까 좋은 기분, 좋은 조건이 마련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현 시점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중요하다”며 “9월 평양공동선언을 이행할 수 있게 좋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는 이달 중에 북측 철도·도로 현지 공동조사를 실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문제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으로 북미 간 교착상태가 어느 정도 해소됐음에도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 미국은 남북 관계 과속에 대한 경계심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남북은 경의선 철도 현지조사를 실시하려 했으나 유엔군사령부가 열차 연료 사용 반출 등을 문제 삼으며 군사분계선(MDL) 통과를 승인하지 않아 무산되기도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남북 철도·도로 관련 연내 착공식을 진행하겠다고 하면 미국에서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오늘 회담은 남북이 착공식 개최 여부 등에 대해 합의하는 데 의미가 있다. 구체적으로 남북 철도 점검 구간, 목적, 비용 등을 합의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유엔사와 미국에게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북한에 철도 연결로 기존 남북 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데는 미국도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다. 한미 간 철도 사업 문제에 있어 어느 정도 조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철도가 연결되면 향후 남북·북미 관계는 지금보다 더 진척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 전문.

남과 북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실천방안들을 진지하게 협의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남과 북은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여 판문점 군사분야 이행합의서에 따라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기 위한 문제와 남북군사공동위원회의 구성·운영문제를 토의하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11월 말~12월 초에 진행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경의선 철도 현지 공동조사는 10월 하순부터, 동해선 철도 현지 공동조사는 11월 초부터 착수하고 동·서해선 도로 공동조사 일정은 문서교환의 방법으로 확정하기로 하였다. 동·서해선 철도 현지 공동조사 일정은 조사가 진행되는 데에 따라 연장하거나 필요한 경우 추가 조사 일정을 협의하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소나무 재선충 방제, 양묘장 현대화와 자연 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산림협력 분과회담을 10월 22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방지를 위한 남북보건의료 분과회담을 10월 하순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2020 하계올림픽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체육회담을 10월 말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6. 남과 북은 금강산 지역 이산가족 면회소의 복구와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을 위한 실무적 문제들을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한데 따라 남북적십자회담을 11월 중에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하고, 이산가족 면회소 시설 개보수 공사 착수에 필요한 문제도 협의하기로 하였다.

7. 남과 북은 북측 예술단의 남측 지역 공연과 관련 실무적 문제들을 빠른 시일내에 협의, 추진하기로 하였다.

2018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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