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정쟁국감’에 비판 여론…여야 “맛보기 끝, 본격 시동”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국정감사가 '정책국감'으로 분위기 반전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이창원 기자

여야가 이번 주 국정감사 ‘2라운드’에 돌입한다. 지난 주 사흘 동안 진행된 국감에서 눈에 띄는 이슈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정쟁국감’이라는 혹평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가 반전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주에는 법제처,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서울특별시, 경기도 등 굵직한 기관들에 대한 국감이 진행된다. 이에 따라 여야의 ‘총력전’이 전망된다.

14일 여야 각 정당들은 ‘정책국감’이 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 여당 관계자는 “지난주 국감은 전초전 성격이 강해 여야 간 신경전에 집중됐다. 그러다보니 국민들께 부끄러운 국감의 모습을 보였다. 지금부터는 국감 슬로건인 ‘평화와 경제’에 맞춰 제대로 된 국감이 진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야당 관계자도 “국감 초반 이슈 선점 과정이 산발적으로 진행된 점이 없지 않다. 이번 주 부터는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등 세부 이슈에 집중한 감사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또한 지난 주 국감에서의 상대 정당들의 태도에 대해 서로 비판하면서, ‘정쟁국감’을 지양하자는 입장도 내놨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정감사가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의 시대착오적 인식으로 소모적인 정쟁만 난무하며, 국민의 정치혐오만 부추기고 있다”며 “그저 뉴스 메이커가 되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그저 어떻게든 판을 깨고 말겠다는 파투내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라도 반성과 쇄신을 통해 수권정당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제1야당의 무게에 맞는 실력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송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정부는) 3일간 열린 국정감사 기간 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과 기관 비리에 대해서는 변명과 둘러대기로 방어에만 급급했다”고 비판하면서, “자유한국당은 노동부의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고용참사, 산업부의 대안 없는 탈원전, 외교부의 5.24 조치 해제 번복, 방통위의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가짜뉴스 단속, 국방부의 NLL 무효 논란 등 각 상임위에서 정부의 실정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고 자평했다.

한편 지난 주 국감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다. 피감기관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알맹이 없는’ 국감이 진행됐고, 여야가 의미 없는 공방을 일삼고 있다는 게 대부분의 평가다.

한 시민은 “문재인 정부의 실질적인 첫 국감이 진행된다고 해서 관심 있게 지켜봤지만 너무 실망했다. 지난 주 국감 최고 이슈가 ‘벵갈고양이’였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면서 “이런 식의 국감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의구심마저도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도 “선동렬 감독, 백종원 대표 등 유명 인사들을 출석시켜 관심을 모아놓고, 무작정 윽박지르고 국회의원들끼리 신경전만 벌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피로감을 느꼈다”며 “저런 모습들을 보이면서 틈만 나면 국회에 권한을 더 집중해줘야 한다는 국회의원들은 참 뻔뻔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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