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외모, 폭발적 가속 성능, 만족스런 승차감도…“스포츠 세단 저력 발휘”

메르세데스-AMG E 63 4MATIC+ 주행 /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AMG E 63 4매틱+'가 ‘AMG’의 고성능 정체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폭발적인 가속력은 물론 세단 특유의 안정감을 갖춰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저력을 발휘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1월 간판 모델 E클래스의 고성능 모델인 AMG E 63 4매틱+를 국내 출시했다. 수입 업계 선두를 달리는 벤츠는 최근 AMG 브랜드의 보폭을 한껏 넓히며 고성능차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경기도 용인시에 AMG 적용 트랙 'AMG 스피드웨이'를 세계 최초 개소한 데 이어, 내달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드라이빙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충성고객은 물론 잠재고객까지 끌어모아 고성능 스포츠카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자신감이 드러난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닌 모양새다. 국내 시장에서 벤츠의 위용은 AMG 브랜드의 성장세로도 이어졌다. 메르세데스-AMG 차량은 국내서 지난 20162057, 20173206대가 팔렸다. 내년 상반기엔 GT 4도어 쿠페도 들여와 제품군을 다듬는다. BMW M 브랜드와의 대등한 경쟁은 물론, 고성능 스포츠카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포부가 드러난다. 

 

E 63 4매틱+에 직접 올라타 이 같은 포부가 유효할지 확인해봤다. 시승은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시 AMG 스피드웨이 서킷주행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 8일 AMG 스피드웨이에 주차된 메르세데스-AMG E 63 4MATIC+ / 사진=윤시지 기자

직접 만난 E 63 4매틱+의 외관은 E클래스의 외모에 AMG의 디테일을 덧댄 모습이다. 전면부 널찍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볼륨감 있는 범퍼, 팽팽한 옆선은 금방이라도 치고 나갈 것 같은 단단한 긴장감을 줬다. 낮은 전고와 시트 포지션은 달리기 위한 세단임을 재차 강조했다. 


서킷 주행에 앞서 시동만 건 상태에도 심상치 않은 배기음에 두려움마저 들 정도였다. 가속 페달 위에 발을 올려놓기가 무섭게 무섭게 차체는 지면을 박차고 나갔다.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돌파하는 동시에 배기음은 한층 더 톤을 높였다. 이 차의 제로백은 3.5초, 폭발적인 가속력은 물론 밟으면 밟는대로 나가는 힘을 자랑한다. 탑재된 4.0ℓ V8 바이터보 엔진은 571마력(㎰)의 최고출력과 76.5㎏·m의 최대토크의 힘을 뿜어낸다. 

 

일반도로에선 찾아볼 수 없는 급한 코너에선 탁월한 감속성능을 체감했다. 직선 도로에서 고속 주행을 하다가도, 코너를 앞두고 감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급감속이 가능해 원활한 코너링을 도왔다. 장착된 9단 스포츠 변속기는 더블 클러칭과 멀티플 다운 시프트 기능으로 빠르고 부드러운 변속을 가능케 한다. 


조향에 대한 응답도 빠르다. 스티어링휠을 꺾으면 꺽는 대로 차가 움직인다. 탄탄한 서스펜션은 고속 주행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일체감을 갖췄다. AMG 스포츠 서스펜션은 공기의 압력과 댐핑 설정을 지속적으로 조절해 역동적 주행 뿐만 아니라 안정감도 선사한다. 순수 스포츠카와 차별화된 세단 특유의 무게감은 오히려 안정감을 더해 반갑게 다가왔다. 


이에 따라 시속 200㎞가 넘는 고속 주행에도 승차감은 지극히 편안하다. 눈앞에 들이치는 풍경은 시시각각 바뀌며 속도감을 더하지만 운전석의 착좌감은 안정적이다. 급격한 코너를 돌아 몸이 쏠릴 때마다 좌석 시트가 몸통과 허벅지가 흔들리지 않게 꽉 잡아온다. 터질 것처럼 박동하는 심장과 달리 운전석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AMG의 정체성과 함께 세단 태생임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승을 체험한 AMG 스피드웨이는 향후 벤츠 코리아의 마케팅 거점이 될 전망이다. 디미트리스 실라스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는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에 새로운 모빌리티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 향후 트랙을 활용한 다양한 레이싱 행사, 마케팅 이벤트, 신차 출시 행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내달부터 시작되며 초급부터 전문 수준까지 단계별 맞춤 교육을 제공한다프로그램은 'AMG 퍼포먼스'(1·참가비 100만원)'AMG 어드밴스드'(2·참가비 미정), 'AMG 포 레이디스'(반일·참가비 60만원)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다만 100만원에 이르는 가격 책정은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마케팅 표어를 다소 무색하게 한다. 잠재고객에겐 부담스러운 가격 정책이 될 수 있어서다. 벤츠가 이 같은 벽을 허물고 국내 스포츠카 시장까지 넘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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