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날선 지적에도 공격적으로 맞서 눈길…“교체 위기 넘긴 것 아니냐”평가도
이번 국정감사는 사실상 주요 기업인들이 모두 빠진채 진행되고 있지만 황창규 KT회장은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국감 출석을 피하지 않았고, 또 나가서도 의원들의 질타에 당당히 맞서는 모습이었다. 사실상 황 회장이 교체위기를 벗어나 안정기에 접어들었음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장의 주인공은 황창규 회장이었다. 그는 쏟아지는 의원들의 질의에 당황하지 않고 ‘강 대 강’으로 맞받아 치는 모습이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제기한 주주총회 예행연습 의혹과 관련해선 “주총모의 연습은 어느기업이나 한다. 삼성전자에 있을 땐 더 했다”는 식으로 응수했다.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답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맞받았고, 노조에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하자 “2노조에서 나오는 성명일 것이다. 직원 30명 정도로 구성된 노조”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황 회장의 이 같은 자신감 있는 모습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란 해석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여당 인사는 “그날 황 회장의 모습은 이런저런 내홍에도 자신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커 보였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업계에선 그만큼 황 회장이 주요 고비를 모두 넘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한 이동통신업계 인사는 “그나마 가장 큰 위기가 경찰 수사였는데 사실상 넘어가지 않았느냐”며 “이번에 보니 중간에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황창규 회장이 임기 전 내려올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황 회장은 이번 정권이 들어섬과 동시에 사실상 교체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정권 교체와 함께 KT수장이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비선실세 논란에도 이름이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허나 황 회장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연임에 성공했다.
이후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의혹 관련 경찰 수사라는 위기가 찾아온 후에도 그는 건재하게 자리를 지켰다. 경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되면서 사실상 안정기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국감에서의 자신감 있는 모습이 나오며 황 회장이 결국 남은 임기를 탈 없이 마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황 회장이 정말 쪼개기 후원을 했다면 후원을 받지 않은 의원만이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