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3년 만에 30여 곳에 원두 제공…“커피에 대한 인식 바꾸는 것이 목표”

촬영=최창원 인턴기자, 편집=김률희 PD
임수환 밀리언커피 대표가 12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밀리언커피 본점에서 시사저널e와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최창원 인턴기자

임수환 밀리언커피 대표가 12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밀리언커피 본점에서 <시사저널e>와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최창원 인턴기자

커피가 너무 좋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었다. 임수환 대표는 제대로 된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해 밀리언 커피를 만들었다. 맛있는 커피는 원두 제조부터 서빙까지 제대로 관리했을 때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커피 사업 이전에 음악을 직업으로 꿈꿨다.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호주로 떠났고, 그곳에서 커피에 눈뜨게 됐다. 맛있는 커피를 찾고 친구들과 공유했다. 커피를 찾고 마시는 과정에서 음악보다 큰 재미를 느꼈고, 커피 사업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원두를 조합하는 방식이 꼭 음악을 작곡하는 일 같았다고 말했다.

한 집 걸러 한 집은 카페라는 말이 나온다. 커피 업계가 포화됐다 불리는 시기에 원두 제작 업체를 만들어 운영하는 그는 “정착하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창업 3년 만에 30여 카페에 원두를 제공하고 있는 임 대표를 12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밀리언 커피 본점에서 만났다.

◇ 누구에게나 맛있는 커피 팔기 위해 창업…어느새 30여곳에 원두 납품

2015년 만들어진 밀리언 커피는 원두 제작 업체 겸 카페다. 누구에게나 맛있는 커피 한 잔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밀리언 커피는 자체 제작한 원두를 다른 카페에 납품하고 본인들의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도 판매한다. 어느새 밀리언 커피의 원두를 납품받는 카페는 30여곳으로 늘어났다.

“어떤 커피에 대해서도 편견을 갖지 않는다. 저렴한 원두는 나쁘고, 비싼 원두는 맛있다는 말을 싫어한다. 그런 생각으로 계속 원두 조합을 연구했다. 그러다보니 사업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카페를 10곳 넘게 컨설팅해주고 오픈시켰다. 또 밀리언 커피 2호점도 내게 됐다.”

임 대표는 급하게 나아가기보단 제대로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나를 만들더라도 맛있고, 좋은 품질의 커피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싶다고 했다. 대형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원두를 제공해달라 부탁했지만,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저렴하게 만들 순 있었지만 좋은 (커피)콩을 쓰고, 제 가격을 받고 싶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맛있는 걸 만들어 소량이더라도 정상가격에 납품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런 전략이 실패한 것 같지도 않다. 따로 홍보・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을 타고 카페 사장님들에게 연락이 오고, 거래처 관리도 잘 되는 편이다. 얻어낸 거래처를 한 곳도 잃지 않았다는 것이 큰 자부심이다.”

 

밀리언커피에서 판매되는 원두 / 사진=최창원 인턴기자

밀리언커피에서 판매되는 원두 / 사진=최창원 인턴기자

◇ “커피에 대한 인식 바뀌어야…카페인이 아닌 커피 제공 노력”

임 대표는 커피 업계가 카페인이 아닌 커피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리언 커피는 최근 또 다른 원두 블렌딩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커피는 과학’이라는 생각으로 계속 연구하는 것이다.

“한국 커피업계는 커피의 맛이 아닌 카페인을 들이키는 형식인 것 같다. 판매자가 ‘그게 그거지’라는 생각과 저렴하게 만들어서 한 잔 팔면 된다고 여기는 생각들이 문제인 것 같다. 고객에게 최선의 것을 줘야 하는데, 고객들이 맛을 모른다고 여긴다. 그런 부분들이 안타깝다. 자리 장사하려는 분들이 너무 많다.”

그는 커피 자체엔 옳고 그름이 없지만 원두의 신선도와 품질엔 좋고 나쁨이 있다고 강조했다. “핸드폰이나 상품 등은 스펙을 통해 고객들도 좋고 나쁨을 확인할 수 있는데, 커피라는 것은 그게 어렵다”며 “정말 신선도가 좋지 않은 커피도 판매자가 우겨버리면 알 수가 없다. 이런 부분이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밀리언 커피는 본인들의 슬로건처럼 어떤 편견도 없이 커피를 바라보고, 그걸 통해 다수를 만족하게 하는 최상의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임 대표는 “엄청나게 빨리 커지고 싶지는 않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밟아가고 싶다. 사업이 어려울 때 급하게 나가려고 한 적 있다. 그때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헀던 생각이 이러다가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못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좋아하는 커피 일을 계속해나가는 것, 작든 크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