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키움·현대차증권 "결국 무역분쟁 해소돼야 불확실성 잦아져"…개별 기업이나 가치주 위주 전략 추천

사진=각사, 시사저널e DB

 

한국 증시가 최근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27일만 하더라도 2350선을 돌파하며 반등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지난달 28일을 시작으로 지수는 이달 10일까지 7거래일 연속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11일에도 코스피는 전날보다 98.94포인트(4.44%) 내린 2129.67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1년 11월10일(-4.94%) 이후 7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시장에는 공포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의 대표적인 전문가인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은 공통적으로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를 증시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아울어 오 센터장과 박 센터장은 ‘미국 금리 상승’도 증시 급락을 이끈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최근 증시를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선 생각이 조금씩 달랐다.

아래는 최근 증시에 대한 이들의 진단.

◇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센티멘탈 아닌 펀더멘털 문제”

최근 지수 하락은 새로운 이슈 때문이 아니다. 우선 미국 정책금리 이후에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된 부분이 하나가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금리와 무역이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금리는 미국 주가에, 무역은 중국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간밤에는 미국시장이 3~4% 빠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금 상황에선 지수가 어디까지 갈 것인 지는 속단하기 쉽지않다. 다만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은 맞다. 센티멘털(투자심리) 이슈였다면 한 두번 고비만 넘어가면 회복이 되지만 펀더멘털 이슈는 그렇지 않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 주식에 대해 조금 더 비중을 줄이고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현금갖고 있는 사람이 무엇을 살까 고민하는 시기가 아니라 주식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대응할 지가 중요한 시기다.

◇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개별 실적주 위주로 접근해야”

글로벌 전체적으로 증시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 금리 상승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에 따른 비용 증가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 둔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했다. 여기에 간밤에는 미국 기술주와 관련 스파이칩 이슈 등 노이즈가 발생하면서 미국 증시가 힘을 쓰지 못했다. 국내 증시 하락은 이러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현재 상황은 리먼 사태와 같은 시스템 위기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국내 총생산(GDP)이 마이너스가 됐다거나 상장사들의 실적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거나 하는 상황도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불확실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미국 기준금리 관련해서는 미국 연준이 말했던 것처럼 점진적인 움직임을 보일경우 시장금리 급등, 달러 강세 현상은 누그러질 수 있다. 미중 무역 분쟁 협상 과정이나, 미국 기업들의 실적 등은 어떻게 나오는 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성장성 등이 반영되는 시기가 온다. 내년에 좋아질 수 있는 기업들이 어디인지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판단이 필요하다. IT가 아직은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중국은 수출에서 훼손된 부분을 내수에서 부양할 것이다. 중국 소비주 중에서 실적이 증가할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국제 유가 상승과 관련해서 그동안 안 좋았던 건설, 조선, 해운 등 업종 중에서도 기회가 생기는 개별 기업이 있을 것이다.

◇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 센터장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최근 국내 증시 하락 원인에는 첫째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세계경기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 둘째, 선진국이나 기타 신흥국 대비 부진한 내수 경제, 셋째 우리나라 시가총액 25%를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에 있다. 이 중 가장 큰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데 있다. 여기에 다른 나라보다는 안 좋은 이유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이유 때문이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 문제는 시장이 이미 반영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어느정도 해소될 필요가 있다. 만약 두 나라간 합의가 되면 시장이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위안화 가치가 절상되고 중국 소비재 수욕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간 합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

기대감이 큰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성장주를 사는 것이 위험하다고 본다. 바이오주, 대북경협주 위주로 주가가 움직이다 보니까 수급이 몰리면서 가치주가 못오른 경향이 있었다. 성장주는 밸류에이션이 쉽지 않기 때문에 현재 증시 상황에서는 성장주 비중을 줄이고 가치주를 저점에서 사는 전략이 좋을 것으로 본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