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더페이스샵 등 2000년대 초반 급성장 로드숍 동반 부진…다양한 브랜드 제품 구비한 편집숍에 밀린 원브랜드숍 한계 직면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대표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였던 스킨푸드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근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기지개를 켰던 K뷰티의 시초, 1세대 브랜드의 몰락을 상징한다. 다만 스킨푸드만 이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아니다. 미샤, 더페이스샵, 에뛰드 등 1세대 로드숍 브랜드도 중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성장세가 꺾인 이후 회복이 아직까지 요원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시장점유율 3.2%를 차지하는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역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14.3% 줄어든 168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73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64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2015년 4078억원에서 2016년 4345억원으로 증가하다가 2017년 3732억원으로 14.1% 급감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 176억원에서 2016년 243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112억원으로 53.9%나 쪼그라들었다.

토니모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889억원으로 전년대비 20.3% 줄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22억에서 올 상반기 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년간의 영업상황도 좋지 않았다. 토니모리 매출은 △2015년 2199억원 △2016년 2331억원 △ 2017년 20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 2013년 148억원 △ 2014년 148억원 △ 2015년 174억원 △ 2016년 176억원 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19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은 상반기 매출액 1123억원, 영업이익 1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6.8%씩 줄어든 수치다. 잇츠한불 매출은 △2015년 3254억원 △2016년 3260억원 △ 2017년 245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 2015년 1232억원 △2016년 908억원 △2017년 453억원으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매출이 △2015년 2847억원 △2016년 2618억원 △2017년 2226억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1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아모레퍼시픽도 주요 로드숍들 실적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실적 악화의 난관을 맞은 바 있다.

국내 1위 로드숍인 아모레퍼시픽그룹 이니스프리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223억원, 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4%, 12.8% 감소했다. 이니스프리 매출 역시 여타 브랜드와 같이 2016년 전년 대비 29.6% 올랐다가 2017년 16.3% 줄어든 6420억원을 기록했다. 에뛰드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7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더페이스샵의 경우에도 상황은 같다. 더페이스샵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5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그간의 매출은 △2015년 6290억원 △ 2016년 6498억원 △2017년 5673억원, 영업이익은 △2015년 597억원 △2016년 451억원 △2017년 158억원으로 감소했다.

더페이스샵을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주 A씨는 “매출 잘 나온지가 10년도 더 됐다. 지금은 폐점하거나 멀티샵 형태로 돌리는 곳이 많다.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어도 이 역시 거의 마이너스”라면서 “화장품 시장이 포화상태인 탓도 있고, 원브랜드샵의 한계점이 드러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원브랜드 로드숍이 오랜 부진을 겪는 반면, 이른바 멀티 화장품 판매점인 헬스앤뷰티(H&B) 스토어는 나날이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국내 1위 헬스앤뷰티 스토어인 올리브영 사업부문 매출은 △2015년 7603억원에서 △2016년 1조 1270억원 △2017년 1조 4360억원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2015년 381억원 △2016년 506억원 △2017년 688억원으로 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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