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 ‘모기지’ 사업 전략‧장기적 노선 개설 기대…“장기 생존‧차별화 전략 관건”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내년 신규 항공사업자 진입이 가시화 되면서 오랜 침체기를 걸어 온 지방국제공항이 호재를 누릴지 주목된다. 항공면허 심사에 도전하는 사업자들이 일부 지방공항을 거점삼는 사업 전략을 내건 가운데, 여타 지방공항에도 노선 개설 등을 통해 여객 유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까닭이다. 

 

다만 신규 사업자가 유입돼도 지방 수요 성장세가 저조할 경우 지방공항의 근본적인 회생 방책이 되긴 어렵다는 우려의 시각도 상존한다. 지역 수요를 끌어모을 수 있는 공항당국의 자구책 모색도 지속돼야 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 심사를 추진하면서 내년 중 신규 저비용항공사(LCC)가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8일 국토부는 '항공운송사업 신규면허 심사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이달 중 신규면허 신청을 받고 내달부터 내년 1분기까지 심사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선 국토부가 과당경쟁 우려를 지우고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내건 만큼 최소 1개 이상의 신규 저비용항공사(LCC)가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등 최소 3곳 이상 업체들이 신규 면허발급에 도전할 전망이다. 


3년 만에 신규 사업자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업계가 재편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지방공항은 크게 반색하는 분위기다. 신규 사업자들이 슬롯 경쟁이 치열한 인천, 제주, 김포공항 대신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최근 LCC 업계는 슬롯 경쟁이 치열한 주요 공항 대신 지방공항 중심으로 노선 개설에 집중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28일부터 대구-나리타 노선을 신규 운항에 나선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올해 지방공항 출발 국제선 노선을 9개나 확대하게 됐다. 대구공항에 둥지를 튼 티웨이항공은 내달 29일부터 대구-구마모토 노선을 운행하면서 대구공항에서만 12개 국제선을 운용하게 된다. 

 

지방공항발 국제선 노선 개설이 활발한 가운데 신규 LCC 진입은 주요 공항의 여객 쏠림 현상으로 시름하던 지방공항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국공항공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여객 중 43.3%는 인천공항을 이용했다. 전체 여객 중 인천공항 이용하는 여객 비중은 2016년 42.3%, 2015년 41.5%에 이어 매년 늘고 있다. 업계가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공항의 양극화 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청주, 양양국제공항의 경우 더욱 거는 기대가 크다. 플라이강원은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삼아 중국 인바운드 고객을 유치한다는 전략을 세웠고, 에어로케이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동시에 청주공항의 슬롯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각 지자체서도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기대, 신규 사업자의 면허 문턱을 낮추기 위해 법적 논의를 이어가는 등 후방 지원에 나서는 이유다.

신규 업체가 통상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자리 잡을 때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지방공항의 단기적 수익으로 돌아오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신규 사업자가 내년 면허를 발부받더라도 2년 안에 운항 하지 못할 경우 국토부가 면허를 다시 회수할 것이라 못박은 만큼, 신규 사업자들의 장기 생존도 관건이다.

지방공항을 살릴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기존 업계선 신규 사업자들이 지방 수요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결국 수익 노선을 잡기 위해 지방공항이 아닌 인천, 김포공항 등 기존 주력공항 취항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LCC 업체들의 경우 기단 운용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길 정도로 성장했을 때 지방공항 진출이 원활했다”며 “차별화된 사업 전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보폭을 넓히기 위해 기존 주요 공항의 슬롯 효율화 방안이 제고돼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사실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하더라도 기존 주요공항을 이용하지 않을 순 없을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 지방공항 활성화가 기대되는 가운데, 운영당국인 공항이 슬롯 운영의 확대, 효율화를 연구할 경우 신규 항공사들의 사업 역량은 더욱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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