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여야 간사 간 합의로 증인 철회 결정…국감장서 정치권 방패막이 기대하기 힘든 탓에 안도 한숨

최정우 포스코 회장. / 사진=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국정감사를 불과 하루 앞두고 증인 명단에서 빠지게 됐다. 정치적 버팀목이 없었던 그로선 출석할 경우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됐던 터라 기사회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부터 국회는 13개 상임위원회를 시작으로 20일 간 국감 대장정에 들어갔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을 비롯해 관심을 모았던 대기업 총수들이 대부분 빠지게 되면서 이번 국감은 기업 국감보단 정치 국감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국회 보좌관은 “이번엔 기업보다 여야 간 부딪힐 사안들이 많아 정치 공방위주로 국감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그 와중에서 관심을 모았던 기업 국감은 오는 11일 진행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이었다. 대부분 재계 총수가 빠져나간 가운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대기업 총수 중 사실상 유일하게 증인으로 채택됐었기 때문이다. 허나 불과 하루 전 최 회장은 증인명단에서 빠지게 됐다.

최 회장을 증인으로 요청했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여야 간사 합의를 통해 최정우 회장이 오늘 증인에서 빠지게 됐다”며 “최 회장 없이 진행하는 것에 대해 본 의원실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에서 특별한 사유가 있어 출석하지 못할 때엔 출석요구일 3일 전까지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허나 여야 간사 합의로 아예 증인에서 배제할 경우엔 사유서 제출없이 국감에 나오지 않을 수 있다. 한 재계 인사는 “여야 간사가 합의만 되면 하루 전이 아니라, 그 당일에도 증인에서 뺄 수 있다”며 “이런 경우는 보통 기업 측에서 충분히 양해를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최 회장은 11일 약 400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은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사업 고의 부실 운영 의혹 등과 관련해 질의를 받을 예정이었다. 이와 더불어 포스코를 둘러싼 이슈인 노조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질의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그는 여야 어느 한 곳에 기대기가 순탄치 않았던 터라 출석할 경우 험난한 일정이 예상됐다. 일반적으로 국감 증인은 여야 양쪽으로 공격을 받는 경우보다 어느 한쪽이 공격을 하면 반대쪽이 방어를 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 회장의 경우 역대 회장들과 달리, 어느 한 쪽 정치권의 확실한 비호 없이 취임했다는 점이 국감에선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다. 현 정권에서 뽑혔지만 배경을 보면 여당의 방패막이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한 여당 고위 당직자는 “최정우 회장의 취임 배경은 여당이나 정권의 입김은 확실히 아니다”고 전했다.

허나 하루 전 극적으로 국감 증인에서 빠지게 됨에 따라 최 회장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포스코 관련 의혹은 그의 출석과 무관하게 해당 일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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