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면담 이례적…"교황의 심도있는 대화 의도 반영" 관측

프란치스코 교황. / 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8일 바티칸에서 만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양 방문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열리는 두 사람의 면담이 한반도 평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을 모은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8일 정오에 문재인 대통령과 교황청에서 개별 면담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교황이 개별 인사와의 면담 시간을 정오로 잡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통 국가 정상들이 교황청을 방문하면, 오전 9시30분을 전후해 면담 일정을 잡는다. 더군다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재 세계주교대의원회의 기간이라 즉위 이후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방문을 초청한 상황에서 교황이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문 대통령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겠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반도 평화에 큰 관심을 보여 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대 교황 중 최초로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교황청은 아직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교황의 바쁜 스케줄을 고려했을 때 성사여부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표현해 왔다. 지난 2014년 즉위 후 첫 아시아 순방지로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 천주교를 높이 평가하는 발언을 종종 해왔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 대통령의 면담 전날인 17일 오후 6시에는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가 진행된다. 이 미사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교황청 외교단과 재이탈리아 교민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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