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인승 승합차 활용해 불법 벗어나, 택시업계와 협력의지 있지만 구체적 방안은 마련 안 돼…국토부 “우선 지켜보겠다”

박재욱 VCNC 대표가 8일 서울 선릉로 디캠프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새 차량공유 플랫폼 ‘타다’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최창원 인턴기자
택시업계와 스타트업 업계가 승차공유 시행을 두고 대립하는 가운데, 쏘카의 자회사 VCNC가 신규 차량공유 서비스 ‘타다’를 내놨다. 타다 서비스는 11인승 이상 승합차의 경우 유상 운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해 규제를 피했지만, 아직 택시업계를 설득할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VCNC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디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타다’ 오픈베타 서비스 시작을 알렸다. 타다는 사용자가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기사가 쏘카존에 있는 승합차를 몰고 가 사용자가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는 기포카(기사 포함 렌터카) 방식으로 운영된다. 차량은 11인승 이상의 승합차가 이용된다. 이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18조에 적힌 예외조항을 활용해 불법 논란을 피하려는 전략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34조 1·2항에 따르면 자동차대여사업자(렌터카 사업자)는 사업용 자동차를 유상 운송 혹은 타인에게 대여·알선해선 안된다. 하지만 같은법 시행령 18조에서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임차할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규정한다.

박재욱 VCNC 대표는 “확실히 문제 되는 부분은 없다. 국토부와도 논의를 계속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택시업계의 반발까지 피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택시업계의 반발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고급 택시 서비스인 타다 플러스를 통해 기존 택시 운전사분들과 협력하고 업계를 설득할 것”이라고 답했다.

타다 플러스는 VCNC가 구상 중인 카카오 블랙택시 같은 3000cc 이상 차량을 이용한 고급택시 서비스다. 아직 출시 시점과 구체적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VCNC 측은 어느정도 타다의 수요가 창출된 후 타다 플러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구체적 방안 없이 택시업계를 설득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실행되기 전까지는 보증금 지급 등을 통해 택시업계를 설득할 예정”이라 답했다. 하지만 보증금 지급 계획 역시 구체적인 방안은 없었다.

한편 택시업계는 “(타다 출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본인들이 성공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소리 아니냐”며 “우리는 당장 생존 위협을 느끼는데 답답한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타다 출시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을 두고 보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타다 측으로부터 택시업계와 협력할 방안으로 고급택시 전략 등을 전해 들었다”며 “택시업계와의 갈등 정도를 지켜본 후 정책적으로 조율할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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