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관계자 “해당 제품 현재 교체 작업 중”…사측 “2015년 후 사용 안 해”

/ 그래픽=SK브로드밴드 로고

 

‘중국 스파이칩’이 심어졌다고 미국에서 의혹이 제기된 ‘수퍼마이크로’ 사(社)의 서버를 국내 통신사인 SK브로드밴드(SKB)도 사용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KB는 현재 해당 제품 서버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공식 부인했지만, 서버 전수조사와 함께 교체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퍼마이크로 사 서버는 애플과 아마존, 대형 은행 등 미국 30개 기업에 납품 돼 해킹수단으로 사용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8일 SKB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SKB는 회사 서버 중 수퍼마이크로사 제품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오전 관리자 회의를 열어 기술팀에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SKB 내부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가 사용하는 서버 중 수퍼마이크로사 서버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서버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교체 지시가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어 “수퍼마이크로사의 세계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했을 때 국내 타 통신사도 동일 서버를 사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짐작한다”고 덧붙였다.

 

수퍼마이크로사는 대만계 사업가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기준 수퍼마이크로사의 시장점유율(5.1%)은 레노보‧화웨이와 함께 세계 3위다. IT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외에도 KT와 LGU+도 수퍼마이크로사의 주요 고객사다.

이에 대해 SKB PR팀 관계자는 “수퍼마이크로사 제품을 2015년부터 사용하지 않고 있다. HP 제품으로 모두 교체했다”면서 “교체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했다. 다른 PR 관계자는 2015년 당시 서버를 교체한 이유에 대해 “해당 사 제품이 원격 제어가 안됐고 AS가 경쟁사보다 떨어져서 교체했다”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의 공식해명은 사실과 다르다. 8일 오후 4시까지 확인된 수퍼마이크로사 서버는 십수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BBW)는 지난 4일 중국이 미국 주요 기업에 납품되는 전산 서버에 초소형 스파이칩을 심어 애플과 아마존, 대형 은행 등 30개 미국 기업을 해킹해 정보를 빼내갔다고 전·현직 당국자와 업체 내부 관계자의 증언을 빌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15년 자사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이상 반응의 원인을 찾다가 ‘수퍼마이크로’라는 업체가 납품한 서버에서 쌀알보다 작은 크기의 의심스러운 칩들을 발견했다. 


BBW는 한 보안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 칩의 기능은 네트워크를 공격하려는 침입자에게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마존과 애플, 수퍼마이크로사는 “스파이용 칩을 발견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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