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칸 총리 첫 언급…당장 23조원 필요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 사진=연합뉴스

파키스탄 정부가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방안을 공식 언급했다.

 

8(현지시간) 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증가하는 국가 채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MF 체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방 국가에서 자금을 빌리는 방안을 먼저 추진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지난 8월 취임한 칸 총리가 공식 석상에서 IMF 구제금융 신청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칸 총리는 지금까지 자금 활용에 제약이 많은 IMF 구제금융보다는 다른 나라에서 차관을 들여와 경제위기를 넘기는 방안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현재 IMF 구제금융 외에 금융위기를 벗어날 방안이 별로 없다. 당장 필요한 돈이 총 200억 달러(22조6560억원)에 달하고, 돈을 빌릴만한 국가도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도 밖에 없다. 미국 등 서방과는 군사 원조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어 손을 벌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중국으로부터는 올해 초부터 여러차례 차관을 갖다 썼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빌릴 돈은 원유 수입 등에 우선 사용해야 할 것이란 예상이다.

 

파키스탄은 최근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사업에 620억 달러(70조2460억원)가 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다가 부채 급증과 외화 부족 등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정부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며 일대일로 사업도 축소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파키스탄의 지난달 외환보유고는 약 84억달러(95172억원)로 올해말이면 잔고가 바닥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파키스탄은 1980년대 말 이후 12차례 IMF의 지원을 받았다. 가장 최근에는 201353억달러(649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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