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도HDR 히든병기…이어폰 메리트는 사라져

5일 용산역에 마련된 LG전자 V40씽큐 체험존에서 관람객이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LG전자가 이달 5개의 눈을 가진 LG전자 스마트폰 V40씽큐를 출시한다. LG전자는 출시에 앞서 용산역 등에 체험존을 마련했다. 5일 용산역 체험존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양팔저울이 첫인사를 건넸다. 양팔저울의 한쪽에는 V40씽큐가, 다른 한쪽에는 흰 수건이 놓여 있었다.이 저울은 수건의 무게에 못 이겨 수건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V40이 수건보다 가볍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은 오래 사용해보지 않는 이상 무게 차이를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수건과 비교하자 확실히 가벼움이 와 닿았다.

5일 용산역에 마련된 LG전자 V40씽큐 체험존에서 V40씽큐의 가벼운 무게를 알리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V40씽큐는 169g의 가벼운 스마트폰이다. LG전자는 전작인 V30 시리즈부터 가벼운 무게를 고수해오고 있다. 두께 역시 7.7mm에 불과해 디스플레이 6.4인치 이상 스마트폰들 중 가장 가볍고 얇은 기기다. 이 무게를 실감하기 위해 방문객의 소지품으로 169g을 맞추는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었다. 기자는 마우스, 파우더, 립스틱으로 169g을 정확히 맞췄다.

40씽큐가 공개된 지난 4일부터 운영돼 온 V40씽큐 용산 체험존은 이미 V40씽큐를 충분히 알고 온 사람들이 많았다. 나이가 지긋한 중년층이 V40씽큐의 주요 기능은 물론 전문적인 기능도 알고 전작과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을 던졌다. 또 경쟁사와의 화질 차이, 디스플레이 발광 방식 등 전문적인 질문을 쏟아냈다.

체험존 관계자에게 어떤 연령층에서 가장 관심을 갖느냐고 묻자 “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어르신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보인다”며 “용산에 전자상가가 있어서인지 전문적으로 사진촬영을 하는 분들이 V40씽큐 카메라 렌즈와 ‘전문가 모드’에 대해 많이 물어 본다”고 답했다. 어떤 어르신은 “V30에 카메라를 더한 제품이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체험존은 ▲포토스튜디오, ▲AI카메라, ▲트리플존, ▲붐박스스피커, ▲저조도HDR, ▲게임존 등 6가지 구성으로 꾸려졌다. 이 중에도 트리플 후면카메라를 통한 촬영, 새로운 사진 기능에 관심이 쏠렸다.

5일 용산역에 마련된 LG전자 V40씽큐 체험존에서 아웃포커스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V40씽큐 후면에는 표준, 초광각, 망원 등 3개의 렌즈를 탑재했다. 왜곡을 줄인 107도 화각의 초광각 렌즈는 1600만 화소의 고해상도를 지원하고 일반각 렌즈는 화각 78도에 1200만화소, 망원렌즈는 45도 화각에 1200만 화소다. 전면에는 800만 화소 80도 화각 표준 렌즈와 500만 화소 90도 화각 광각 렌즈 카메라가 탑재됐다. 이들 5가지 카메라는 각기 다른 화각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배경과 피사체를 담당하면서 아웃포커스를 더욱 확실하게 구현했다.

V40씽큐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망원렌즈가 탑재됐다. 기대를 가득 안고 망원렌즈를 작동시켰지만 켜자마자 불안함을 느껴야 했다. 광학줌이 아니라 디지털 줌으로 멀리 있는 물체를 당긴 것처럼 나타났다. 광학줌이 렌즈가 직접 이동하기 때문에 화질 저하가 없는 방식이라면 디지털 줌은 화상 데이터를 디지털 처리 방식으로 확대하기 때문에 화질 저하가 심하고 흔들림도 심하다.

아니나 다를까 망원렌즈로 사진을 찍자 쉽게 흔들렸다. 결과물 역시 또렷하지 못하고 흔들려있었다. 삼각대를 이용하지 않는 이상 망원렌즈로 좋은 사진을 얻기는 어려워보였다. 사진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어도 결과물을 보면 불편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체험존 관계자 역시 이런 점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처음으로 망원렌즈를 넣다보니 손떨림방지 등의 기능이 미숙한 것 같다. LG전자 스마트폰은 광각에서 좀 더 뛰어난 편”이라고 설명했다.

숨은 복병은 저조도HDR이었다. LG전자는 화질 알고리즘을 개선해 어두운 환경, 역광 환경에서도 최적의 사진을 선택해주는 기능을 탄생시켰다. 실제로 체험존에 마련된 어두운 박스 안에 카메라를 갖다 대면 전광판 부분이 날아가서 글씨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촬영한 결과물에서는 전광판은 물론 다른 어두운 부분, 나뭇가지 등도 선명하게 보였다.


5일 용산역에 마련된 LG전자 V40씽큐 체험존에서 V40씽큐로 저조도HDR을 활용해 촬영한 모습. 전광판의 글씨가 명확히 표시됐다. / 사진=변소인 기자
5일 용산역에 마련된 LG전자 V40씽큐 체험존에서 V30 HDR을 활용해 촬영한 모습. 전광판의 글씨가 명확히 표시되지 않는다. / 사진=변소인 기자
전작인 V30으로 똑같은 사진을 찍어보았지만 결과물은 확연히 달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9을 통해서 같은 곳을 찍고 비교한 결과 두 제품 모두 우수한 화질을 보였지만 확대했을 때 선명도에서는 차이가 났다. 삼성전자는 나뭇가지나 그림자 부분에서 흐릿한 모습을 보였지만 V40씽큐는 세세한 부분도 말끔히 잡아냈다.

5일 용산역에 마련된 LG전자 V40씽큐 체험존에서 어두운 곳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위)과 V40씽큐(아래)로 촬영한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LG전자는 카메라를 추가하면서 카메라를 활용한 소프트웨어에도 확실히 힘을 줬다. 3초의 영상을 찍어 특정 부분만 손으로 문질러 정지 사진과 움직이는 영상을 함께 표현할 수 있는 ▲매직포토, 조명 효과를 내는 ▲3D 조명효과, 내추럴 메이크업, 섹시 메이크업 등을 표현할 수 있는 ▲메이크업 프로, 얼굴을 인식해 움직이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AR 이모지 등의 새로운 기능이 대거 등장했다.

또 아웃포커스 기능에서 검정, 핑크, 민트 등 색깔 배경을 선택하면 인물만 남고 배경이 단색으로 처리됐다. 마치 사진관에서 배경지를 뒤에 두고 촬영한 것처럼 인물의 테두리가 말끔하게 표현돼 어색하지 않았다. 듀얼 렌즈로 배경을 깔끔하게 구분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LG전자는 V40씽큐가 상단 수신부 역할을 하는 리시버를 스피커처럼 활용해 저음과 고음의 밸런스를 한층 높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체험존에서는 아무리 귀에 갖다 대도 리시버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순 없었다.

V40씽큐하면 ‘카메라’가 먼저인 제품은 맞다. 그러나 카메라 못지않게 디자인도 빼어났다. LG전자에서 공개한 제품사진과 비교하면 실물이 더 낫다. V40씽큐는 ▲뉴 플래티넘 그레이, ▲뉴 모로칸 블루, ▲카민 레드 등 3가지 색상으로 구성됐는데 세 제품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었다. 무광에다 빛에 따라 색상이 은근하고 묘하게 표현돼 고급스러운 신비감을 조성했다. 만약 V40씽큐 제품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실물을 봐야하는 이유다. 다만 무광인 탓에 마찰이 적어 손에서 잘 미끄러지는 단점은 있었다. 체험하는 중간에도 한 번 폰을 떨어뜨렸다.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이번에 V40씽큐는 뱅앤올룹슨과 협업하지 않고 메리디안과 협업했다.그동안 제공돼왔던 고급 이어폰이 이번엔 빠진다. 그동안 LG전자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고급 이어폰에 큰 만족감을 보여 왔다.

V40씽큐 실물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사진 V40씽큐의 출시 시기, 사전 예약 시기, 출고가는 결정되지 않았다. 체험존에서 많은 이들이 가격과 사전 예약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대답해 줄 수 없어 직원들도 난감한 표정이었다. V40씽큐 출고가는 90만원대 후반에서 100만원대 초반일 것으로 추정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