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분쟁·원재료 가격 상승…수익성 축소 불가피

최근 국내 증시에서 화학업종 대표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화학 업황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 신흥국 경기 하강 우려 속에 수출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납사 가격 인상 등으로 수익성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예상도 나온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시에서 화학업종 대표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화학 업황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 신흥국 경기 하강 우려 속에 수출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납사 가격 인상 등으로 수익성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번주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화학업계 맏형 LG화학은 전일대비 1.67% 하락한 32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은 이달 들어 약세를 보이면서 32만원대로 내려앉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36만5500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4거래일만에 11.35% 하락이다. 이달 들어서만 시가총액 가운데 2조9000억원 가량이 사라진 셈이다. 

 

LG화학과 함께 석유화학 업종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롯데케미칼도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이긴 마찬가지다. 지난 5일 롯데케미칼은 전일 대비 2.14% 상승한 26만2500원에 마감했으나 지난달 말 종가 27만8000원에 비해 5.57% 하락했다. 

 

국내 화학 업종을 대표하는 종목들이 연이어 약세를 보이는 이유로는 업종 부진 우려감이 꼽힌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고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3분기 화학 업종 실적은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은 교역량 감소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산업들의 원료로 활용되는 석유화학제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으로 주 원료인 납사 가격이 40$ 정도 인상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수요에 우려가 나타나는 가운데 원료 가격 마저 오른다면 수익 축소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업황 호조로 설비 증설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제기되던 북미 에탄크래커(ECC) 투자급증 뿐만 아니라 전통적 정유화학 업체들의 석유화학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비교적 단기 이슈인 미중 무역 갈등과 국제유가 변동을 넘어선다 해도 업계내 설비 증설이 마무리될 경우 공급 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화학 업종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원료인 납사 가격 상승과 신흥국 경기하강 우려감,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등이 있다"며 "한국 화학기업의 수출비중은 50% 수준인데 중국과 동남아시장 비중은 전체 수출금액의 60% 이상이라 중국과 신흥국 경기 하락 시 한국 화학기업의 실적에는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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