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은 존재 부정…북미 실무서 논의 가능성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로 알려진 강선(Kangson) 단지의 위치는 평양 외곽의 천리마구역이라고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디플로맷'이 지난 7월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사진=연합뉴스

북·미가 9월 유엔총회 후 비핵화 협의 진전을 보이면서 북한의 핵시설도 관심 사안이다. 핵 시설 신고는 차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 핵 시설 규모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영변 외에 북한 비밀 핵시설로 알려진 강선 우라늄 농축 시설은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지난 7월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북한의 비밀 핵시설로 알려진 ‘강선 우라늄 농축시설’로 추정되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더 디플로맷은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하면서 ‘해당 시설과 미 정보 당국이 강선으로 부르는 시설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6월 30일 미 정보 당국이 강선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파악하고 있다며 여기서 농축되는 핵무기급 우라늄이 영변 생산량의 2배라고 보도한 바 있다.

더 디플로맷이 우라늄 농축 시설로 지목한 강선은 평양 근처로 평안남도 남포시 천리마 구역동쪽 끝이다. 강선 우라늄 농축 시설은 평양~남포 간 고속도로에서 1㎞ 떨어져있다. 북한의 미사일 건설 기지인 태성기계공장도 근처에 있다.

반면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8월 3일(현지시간) 우라늄 농축단지로 알려진 강선이 핵 관련 시설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당시 38노스는 “상대적으로 아주 적은 보안, 주요 고속도로와 가까운 접근성, 주요 미사일 공장과의 근접성을 고려하면 이 시설은 태성기계공장의 증축 시설일 것”이라고 말했다.

38노스는 이 시설 출입구 근처에 외부 접근을 막을 장벽이나 검문소가 없다고 밝혔다. 영변 핵시설은 내외부에 철저한 보안망이 있다. 또 대량파괴무기(WMD) 연구생산 시설은 대부분 외딴 지역에 위치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설은 경계가 철저하며 핵무기나 탄도미사일 연구생산 인력은 다른 북한 주민과 격리된다며 강선으로 지목된 지역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선 우라늄 농축 시설 존재 여부에 대해 외부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북한은 비밀 핵 시설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 7월 17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월 6~7일 방북 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게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의 존재 여부를 따졌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농축 우라늄의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핵시설과 핵탄두를 은폐하고 있다. 이는 북미 관계에서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우리들은 은폐하거나 가동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오는 7일 폼페이오 장관의 당일치기 방북에서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 여부 등 핵 시설 신고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선 등 북한의 핵시설 신고 논의는 차후 오스트리아 빈의 실무 채널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이번 폼페이오 장관 방북에서는 영변 핵시설과 미사일 관련 폐기, 사찰단 파견 등이 논의될 것”이라며 “핵 리스트 신고는 차후 논의 사안으로 오스트리아 빈 채널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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