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열 수석부원장 “금융규제 갈수록 복잡해져 레그테크 도입 필수”

금융감독원이 레그테크(RegTech) 발전협의회를 출범시켰다. / 사진=시사저널e
금융감독원이 내·외부전문가가 참석하는 ‘레그테크(RegTech) 발전협의회’를 출범했다. 금감원은 레그테크가 핀테크 혁신에 내재되어 있는 금융소비자 피해와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잠재적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감원은 5일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레그테크 발전협의회 1차 회의를 열고 레그테크 도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레그테크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영문 합성어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금융 규제에 금융회사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각종 정보기술(IT)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금감원은 이날 감독당국과 유관기관・학계・업계・법조계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가운데 1차 회의를 열고 기계 인식 언어(Machine Readable Regulation, MRR) 시범사업을 비롯한 레그테크 산업 성장과 도입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MRR 시범사업은 향후 금융회사의 컴퓨터가 금융관련 법규를 인식하고 규제준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파일럿 테스트다. 지금까진 금융회사가 새로운 금융상품을 내놓을 때 사람이 직접 각종 금융 규제를 확인하며 준법감시를 해야 했지만 MRR을 활용하면 기계가 금융 관련 법규를 읽고 규제준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유 수석부원장은 “금융규제가 갈수록 복잡・다양화되는 한편 금융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기술발전에 따른 금융서비스가 지능화・고도화되는 상황”이라며 “금융규제를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에서 레그테크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의 규제준수를 지원하는 레그테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지속해서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우선 전자금융거래법상 업무보고서 규정에 대해 실시하는 MRR 시범사업을 다른 금융관련법규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어 규제준수업무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레그테크 전문업체가 출현할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부서에 레그테크가 도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유 수석부원장은 “레그테크 선진국인 영국 사례를 적극 참고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혁신의 선도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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