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구 상승률, 서울 앞질러…“동안구 조정대상지역 지정 후 만안구로 관심 쏠려”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의 규제수위를 높이면서 용인·안양 등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비조정대상지역으로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의 규제수위를 높이면서 용인·안양 등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비조정지역이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조정지역에 비해 세금부담과 대출규제가 덜해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상승률이 두드러지는 한편 일부지역에서는 매물품귀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4일 경기도 부동산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신고 된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15996건을 차지했다. 이중 용인시는 2372건으로 가장 많은 거래량을 차지했다. 특히 용인시 수지구는 전체 물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319건으로 전달에 비해 1.77배 늘어났다.

 

수지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보다 높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지구 아파트값은 7.09% 올라 서울(6.94%)보다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기흥구는 4.16% 올랐고 상대적으로 남동쪽에 위치한 처인구는 올 들어 아파트값이 2.38% 하락했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수지구는 9.13 정부 정책 발표 이후 일부 매수자가 관망세를 보이면서 거래는 줄었지만 저가 매물 위주로 매수 문의가 늘어났다신분당선 라인에 위치한 아파트의 경우 매물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27부동산 대책에서 조정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수지구는 분양권 전매 기간이 조정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규제에 자유롭고 주택담보대출비율도 10%정도 높다. 거기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집값도 강남·과천·분당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수지구는 신분당선 개통과 용인~서울간 고속도로 등으로 교통요건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강남 출퇴근이 수월하고 과천이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용인 수지구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지구 외에도 부동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으면서도 서울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안양시 만안구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안양시 만안구 집값은 지난 1년간 3.11%가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평균 상승률(1.73%)을 웃도는 수치다.

 

또 기존 아파트는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가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만안구 안양동에 자리한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전용 84은 지난 86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9000만원이 오른 가격이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만안구의 부동산 상승세가 최근 조정지역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동안구 보다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안양동에 자리한 옛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를 행정업무복합타운으로 개발하는 사업도 호재로 꼽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평촌신도시와 학원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던 동안구가 조정지역대상에 포함되면서 만안구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또한 만안구 곳곳에서 진행되는 개발사업들이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정부의 조정이 있기 전까지는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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